이마트, 와이너리 인수에 지원 無…신세계프라퍼티 부담↑IFC몰 인수전에도 재무적 투자자로 합류, 자체자금 조달이마트 지난해 M&A로 재무부담 커지자 투자 주역으로
  • 스타필드 하남의 모습.ⓒ뉴데일리DB
    ▲ 스타필드 하남의 모습.ⓒ뉴데일리DB
    신세계그룹이 미국의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를 인수키로 하면서 자금조달 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세계그룹 핵심 계열사 이마트가 이 과정에 별도의 자금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부담은 온전히 신세계그룹의 부동산개발사 신세계프라퍼티가 짊어질 전망이다.

    21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최근 그룹이 인수하기로 한 미국의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의 인수 주체는 신설회사 스타필드프라퍼티(Starfield Properties, Inc.)다. 스타필드프라퍼티는 신세계프라퍼티가 지난해 12월 100% 출자해 설립한 미국법인으로 이번 와이너리 인수를 위해 설립됐다.

    쉐이퍼 빈야드와 운영사 쉐이퍼 패밀리의 지분, 관련 부동산의 인수금액은 총 3000억원 규모. 스타필드프라퍼티는 이번 인수를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주목할 점은 여기에서 이마트는 출자에 전혀 참여하지 않기로 일찌감치 정해놨다는 점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마트는 이번 쉐이퍼 빈야드 인수 과정에 별도로 참여할 계획이 없다”며 “스타필드프라퍼티 유상증자에도 이마트는 출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프라퍼티의 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단일 주주로 참여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이마트가 별도의 출자를 하지 않으면서 부담은 고스란히 신세계프라퍼티의 몫이 될 전망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대규모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개발, 운영 사업자로 스타필드 하남점(스타필드하남)과 고양점(스타필드고양) 등을 자회사로 둔 중간지주사의 형태를 띠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202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기복이 있는 편이다. 지난 2020년에는 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자금여력은 크지 않다.

    지난 2020년 말 기준 신세계프라퍼티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06억원에 불과하다. 이 마저도 종속회사를 제외한 개별기준으로는 194억원 규모다. 신세계프라퍼티가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위해서는 부채의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공교롭게도 신세계프라퍼티의 투자 행보는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커져가는 중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최근 와이너리 인수 이외에도 서울 여의도 IFC몰 인수전에도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IFC몰은 약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신세계프라퍼티는 이지스자산운용의 컨소시엄에 투자자로 참여하는 형태지만 1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이 필요하리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이번 M&A 역시 이마트는 별도의 지원을 예정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스타벅스 등 대형 M&A를 성사시키면서 부채 부담이 커진 상태”라며 “이마트가 내실을 다지는 동안 신세계스타필드가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신세계프라퍼티의 부채비율이 58.9% 규모(2020년말 기준)로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점도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마트는 2018년, 2020년 신세계프라퍼티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각각 1500억원, 200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