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밴사 매출 7464억원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비대면 확대 등 수익성 악화카드사 전표 직매입(EDC) 전환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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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연합뉴스
    밴사(VAN·부가가치통신사업자)들이 지난해 최악의 보릿고개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편결제 확산과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의 여파로 실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서다. 게다가 카드사들이 최근 전표매입 방식을 직매입(EDC)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밴사의 영업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주요 밴사의 매출은 7464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2265억원까지 줄었다가 2분기 2577억원, 3분기 2621억원으로 점차 회복했지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전인 2017년(1조1676억원)에 비해 36%나 줄었다.

    밴사는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맺고 단말기 설치나 신용카드 조회, 승인 등 업무를 중개하는 업체를 말한다. 현재 27개 밴사 가운데 실적산정의 기준이 된 13곳의 시장점유율이 98%에 달한다.

    2020년 기준 이들 13개 밴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1040억원으로, 전년 대비 534억원(33.9%) 줄었다. 특히 주요 수익원인 중계 수수료 수익은 997억원으로, 전년 대비 913억원(47.8%)나 감소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비대면 확대 등 결제환경 변화로 인해 수익성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밴사는 가맹점이 아닌 카드사로부터 직접 수수료를 받는다. 기존에는 결제 1건당 100~130원 정도의 수수료를 정액제로 벌어들였다.

    하지만 온라인 결제 확산에 따라 결제규모가 줄어들고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악화하자 결제 규모에 비례해 받는 정률제로 변경했다. 급기야 카드사는 밴사를 거치지 않고 전표를 직접 매입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밴사는 카드사를 상대로 EDC 방식이 불공정거래라며 소송까지 냈지만 대법원 판결마저 카드사 손을 들어준 상황이다. 

    심지어 코로나19 영향으로 식당, 카페 등 가게가 영업시간 제한을 받게 돼 오프라인 결제 건수가 급감한 것도 수익성 악화의 주된 요인이다. 카드사는 온라인 결제에서도 일부 수익 보전을 할 수 있지만 오프라인 결제 수수료가 거의 유일한 수입원인 밴사와 밴대리점은 아무런 대안이 없는 상태다.

    최근 성행하는 배달주문도 밴 업계를 어렵게 하는 요인중 하나다. 배달앱 주문·접수 프로그램이 밴사의 포스 단말기 시스템과 충돌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AS를 위한 상시 대기인력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가 줄어들면 밴사 수익도 줄어들기 때문에 올해도 10~15% 이상 수익감소가 예상된다"며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운 시기에 밴사와 밴 대리점도 상생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대안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