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원자재값 천정부지금융위기 이후 첫 3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우크라 후폭풍…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
-
우크라이나 사태 확산으로 우리나라 교역조건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첫 3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확실시 되는 가운데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동월대비 7.7% 올라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입물량지수는 10.2% 급등해 17개월 연속 오름세다. 수출과 수입물량지수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수출물량지수는 석탄·석유제품(16.1%)과 컴퓨터, 전자·광학기기(15.2%), 기계장비(13.6%) 등이 밀어올렸다. 수출물량지수가 줄어든 품목은 1차금속제품(-1.4%)가 유일했다.수입물량지수는 전기장비(28.7%), 섬유·가죽제품(23.8%) 등에서 크게 늘었다. 기계·장비는 -16.9%를 기록했다.수출입 품목 단가 상승으로 수출입금액지수 진폭은 더 컸다. 수출금액지수는 22.4% 올라 15개월 연속 상승세다. 수입금액지수도 34.4% 치솟아 14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국제유가가 100달러에 근접하면서 광산품 수입금액지수가 109.6% 올라 상승세를 견인했다.수입물량 및 금액 상승세가 수출을 압도하면서 교역조건은 악화되고 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9.42로 전년동월대비 6.8% 하락했다. 10개월 연속 내림세다. 수출 1단위 상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지표로 100개를 수출해 89.42개만 수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수입품에 비해 수출품이 상대적으로 제가격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간 순상품교역조건은 2017년 101.33을 끝으로 1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교역조건악화는 무역수지 적자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20일까지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65억6900만 달러에 달한다. 하루 1억 달러 이상씩 적자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2월 무역수지 적자도 유력한데, 3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2008년 6월부터 9월까지 4개원 연속 적자 이후 최장 기간이다.우크라이나 사태 확산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무역수지 적자가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손진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유가 상승으로 수입가격 상승이 수출가격보다 더 많이 올랐다"며 "우크라이나 상황을 보면 국제유가가 쉽게 떨어질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했다.그럼에도 수출 증가세가 견조한 것은 긍정적 요인이다. 순상품교역지수는 하락했으나 수출물량지수를 반영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0.3% 상승했다. 5개월 만의 반등이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2개월 연속 무역 적자가 발생했으나 1월을 저점으로 점차 개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