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출 17조 돌파… 2년 연속 최대 시장데이터센터 투자 늘면서 서버용 메모리 성장세인텔 인수 '솔리다임' 기여, 美 영향력 확대도
  • SK하이닉스의 주력 시장이 또 다시 중국에서 미국으로 옮겨가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인수한 인텔의 낸드사업부 '솔리다임'의 실적도 올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미국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SK하이닉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미국 매출은 17조1443억원으로, 전년 대비 3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 매출은 25.1% 늘어는 15조7302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미국 매출이 2020년에 이어 또 다시 중국 매출 규모를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D램 등 메모리반도체를 주로 생산하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이 전체 매출의 76.5%를 차지하고 있다. 주로 중국은 스마트폰, 미국은 서버와 데이터센터 등에 공급된다.

    중국과 미국 매출 비중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9년 중국 매출이 미국보다 4조원 이상 앞섰다. 이듬해에는 미국 매출이 3년 만에 중국을 제쳤지만 두 지역간 격차는 1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매출 증가는 글로벌 IT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서버용 반도체 수요 증가 영향으로 분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비대면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 데이터센터 필요성이 커진 영향이다. 이에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클라우드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실제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서버용 D램 매출은 2018년 3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네트워크 등 IT 서비스가 필요한 장비를 모아 관리하는 시설로, 통상 하나의 데이터센터에 D램 2000만GB가 필요하다. 데이터센터 내 D램 탑재량은 매년 20%가량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인수한 인텔 낸드사업부 솔리다임의 실적도 본격 반영되면서 미국 시장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본사를 둔 솔리다임은 인텔 SSD 사업을 운영할 SK하이닉스의 신설 자회사다. 솔리다임은 서버 등 기업용 SSD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기존 낸드 제품이 CTF 방식인 반면 솔리다임의 낸드 제품은 FG 방식이 주력이다. FG 방식은 모바일향 낸드보다는 데이터센터향 SSD 및 QLC·PLC 구현에 유리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금융 긴축 및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 및 서버 수요 증가에 힘입어 빠른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