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퇴임 전 낙하산 인사 전망노조 "근절돼야 할 구태"'연봉 3억' 역대원장 14명 중 13명 한은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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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차기 금융결제원장 선임에 나섰다. 내달 7일 임기가 종료되는 김학수 원장 후임 인선이다. 대선 정국 속에서 차일피일 미뤄오던 인선작업을 대선결과가 나온 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알박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4일 금융결제원에 원추위 규정 개정과 원추위원 구성을 위한 임시총회 소집을 요청했다. 통상 서류 공모를 시작으로 인사 검증까지 석달 남짓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뒤늦은 인선작업이다.한은의 인선지연은 지난 연말부터 우려를 낳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3월 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기습적으로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겠느냐는 의혹이 제기됐다.금융결제원 노조는 지난달 성명을 통해 "금결원장 정기 선임 지연은 기관 이기주의와 무책임의 발로"라며 "정치적 사유 또는 기관이기주의에 기인한 낙하산 인사 추진 등 부당한 이유로 지연되는 것은 근절돼야 할 구태"라고 비판했다.한은은 그동안 금결원장 원추위를 주도해왔다. 사원총회 의장은 한국은행 총재가 늘 맡아왔으며 5명의 원추위 구성도 사실상 한은 총재가 지명권을 가졌다.시중은행 10곳이 출자해서 만든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정작 공공기관도 아니지만 아무런 법적권한도 없는 한은이 수십년간 원장 임명을 좌지우지해왔다.1986년 설립 이후 역대 14명 금결원장 중 13명이 한국은행 출신으로 재임기간은 무려 33년에 달한다. 현 김학수 원장만 금융위원회 출신이다. 김 원장 임명 당시에도 한국은행 부총재보 출신 인사가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낙하산 논란이 거세지며 무산됐다.임기 3년의 금결원장 자리는 금융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장 중 꽃보직으로 통한다. 고연봉(약 3억원)을 받으며 퇴임 후에는 상임고문으로 셀프 위촉된다. 월 평균 1~3건의 자문에 나서면서 연 6000만원 이상이 넘는 돈을 지급받는다. 금융권 전관예우의 정점이란 비판을 받으면서도 한은이 쉽사리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다.한은은 공정성을 담보할 규정 개정도 병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주변 시선은 따갑다. 개정안에는 '금결원 구성원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을 위원으로 선임한다'고 명시됐는데 이것만으로는 한은 총재의 독자적 임명을 막을 수 없다는 평가다.지급결제시스템에서 공인인증 등 금융 전 분야 인프라를 담당하는 금결원의 넓어진 위상을 생각하면 기관장 선임에 다양한 목소리가 함께 담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금결원에 대한 감사 권한은 한은이 아닌 금융위원회가 갖고 있다.한은 관계자는 "금결원장 정관 및 원추위 구성 원칙에 따라 정당하게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원추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