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극복 위한 지속적인 성장 요구삼성, GOS 논란 공식 사과… "최고 제품과 서비스로 보답""GAA 공정 양산 통해 반도체 초격차 리더십 확보"MZ세대 겨냥 포토존-메시지 이벤트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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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3시간 만에 마무리 됐다. 주총 개최 전 논란이 있었던 일부 안건들 역시 큰 무리없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500만명이 넘는 '동학개미' 주주를 보유한 삼성전자 주총 현장은 20~30대 '젊은 주주'들의 열띤 질의와 토론이 오갔다. 주주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놨다. 삼성전자는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16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경계현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53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총 개최 30분 전인 오전 8시30분부터 주주들은 현장에 마련된 자리를 가득 메웠다. 주총은 안건으로 상정된 ▲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에 대한 주주들의 열띤 질의와 토론이 오가면서 3시간 가량 진행됐다. 

    특히 이날 화두는 젊은 주주들 중심으로 이어진 'GOS(Game Optimizing Service)' 관련 질의였다. GOS는 고사양·고화질의 게임을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구동했을 때 자동적으로 성능을 낮춰 과도한 발열이나 배터리 사용을 막는 시스템인데, 일부 게임 유저들은 이 기능이 활성화되면 성능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일부 소비자를 중심으로 '갤럭시 GOS 집단소송'이 추진 중이며, 소송을 위해 개설된 카페에는 전날 기준으로 7000명 이상의 가입자가 몰렸다.

    한 주주는 "GOS 논란과 관련해 공식 사과할 의향이 있냐"며 향후 신뢰 회복을 위한 방안을 물었다. 

    이에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주주와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언급하며 단상 앞으로 나와 주주들에게 허리를 숙였다. 

    한 부회장은 "GOS는 게임들의 다양한 특성을 반영해 스마트폰 성능을 최적화하는 의도로 기획했다"며 "고사양 게임은 장시간 일관성 있는 성능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게임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한 적정 한도까지 CPU, GPU의 성능을 제한해 발열은 최소화하고 대신 일관성 있는 성능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처음부터 최상의 성능을 원한다는 고객 목소리가 많아 이를 반영해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향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배포했다"며 "앞으로 고객의 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이런 이슈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고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해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고객 불만 사항 개선을 위해 성능 제한을 풀더라도 온도 제어 알고리즘으로 안전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단말 정책을 변경하더라도 사용자 안전에는 문제가 없도록 발열 방지 기능은 지속 적용된다"고 답했다.

    한 부회장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대책으로 "저희가 GOS에 대해 사죄도 했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했다"며 "회사가 성장하고 저희 제품이 많이 팔리는 데 지장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사 선임 안건은 그대로 통과됐다. 국민연금은 주총에 앞서 최근 공시를 통해 경계현·박학규 후보에 대해서는 '기업 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을 이유로, 김한조·김종훈 후보에 대해서는 '감시 의무 소홀'을 들어 선임에 각각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주들은 경계현 사장과 노태문 사장에 각각 86.34%, 97.96%의 찬성표를 던지며 이사 선임 안건을 승인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신사업으로 로봇 사업을 지속 육성하고 반도체 사업에서는 차세대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공정 양산을 통해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신사업 발굴 그 첫 행보는 로봇 사업"이라며 "삼성전자는 로봇을 고객 접점의 새로운 기회영역으로 생각하고, 전담조직을 강화해 로봇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다양한 영역에서 로봇 기술을 축적해 미래 세대가 '라이프 컴패니언' 로봇을 경험할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라며 "로봇 외에도 새로운 기회영역과 신규 성장 분야를 지속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한 DX 부문의 올해 주요 사업방향으로 ▲고객 경험 혁신 ▲프리미엄 리더십 ▲미래 성장 모멘텀 강화 등에 나서겠다고 언급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차세대 GAA를 앞세워 반도체 사업 초격차 기술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GAA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와 채널이 닿는 면을 4개로 늘린 차세대 기술이다. 기존 핀펫(FinFET) 구조보다 1면을 늘려 전력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트랜지스터는 게이트와 채널의 접촉면이 많을수록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GAA 기술을 적용한 삼성전자의 3나노 반도체는 5나노 제품보다 칩 면적을 약 35% 이상 줄일 수 있고 여기에 소비전력을 50% 감소시키면서 성능(처리속도)은 약 30% 향상시킬 수 있다.

    경계현 사장은 "상반기에 차세대 GAA 공정 양산으로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는 동시에 공정 안정화와 생산확대로 공급능력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며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AI 등 주요 성장 응용처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은 삼성전자가 주주와 적극적인 소통을 위한 이벤트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의 주주가 약 500만명으로 확대된 가운데 비중이 크게 늘어난 20~30대 '젊은 주주'들을 겨낭한 포토존과 메시지 이벤트 등을 진행한 것. 

    여기에 행사장은 코로나19 대응에도 만전을 기했다. 삼성전자는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인 3월 10일부터 준비기간 6일 내내 컨벤션센터를 매일 방역 소독을 진행했으며 행사지원 인력도 컨벤션센터 출입을 할 때부터 체온검사를 받고 자가키트로 검사를 하는 등 이중삼중의 방역관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