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부진·노조 파업·관세 폭탄 여파만 50세 이상 일반직·연구직·기술직 대상잔여연봉 50% 위로금, 자녀 학자금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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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제철
    현대제철이 결국 전사 희망퇴직을 시작했다.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파업이 진행돼 온 가운데 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 부진, 미국의 25% 관세 부과 등 대내외적 충격들이 맞물리면서 나온 특단의 조치로 해석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날부터 내달 18일까지 전사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만 50세(75년생)이상 일반직, 연구직, 기술직이 대상이다.

    정년까지 잔여연봉 50%(최대 3년치)를 위로금으로 지급한다. 자녀 1명당 1000만원씩 최대 3명의 학자금도 지급한다. 성과급과 일시금은 퇴직시점 최종 제시(안)에 따라 결정한다.

    현대제철은 포항 2공장 가동을 축소하고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는데, 이번 조치에 따라 그 외 다른 사업장에도 모두 적용 대상이 됐다.

    현대제철은 일본·중국산 저가 수입산 철강재 유입과 트럼프 행정부의 25% 관세 등 악재에 노조 파업까지 겹치면서 전사적인 경영쇄신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14일부터는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하고, 전체 임원 70여명의 급여 20%를 삭감하기로 했다. 해외 출장 최소화 등 비용 절감 방안도 포함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강도 높은 자구책 없인 경영 개선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특단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노동조합과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1인당 2650만원(기본급 450%+1000만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현대차·기아 수준인 1인당 4000만원(기본급 500%+1800만원)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맞서면서 총파업과 ‘게릴라’(부분·일시) 파업을 진행해왔다.

    이에 사측은 지난달 24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당진제철소 냉연 공장 핵심 설비 가동을 스스로 중단하는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최근 노사가 강 대 강 대치를 풀고 교섭을 재개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됐다”며 “향후 노사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산업계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