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인터넷은행 대립각은행련 건의사항에 포함될 지 미지수"설립취지 위배" vs "부문별 특화은행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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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지주사들의 숙원사업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 다시 미궁에 빠졌다.

    기존 인터넷은행과 금융지주사간 의견이 갈리면서 인수위에 제출할 은행연합회의 건의사항에서 빠질 조짐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내달 인수위에 은행권 규제완화 등을 담은 건의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은행련은 지난해 12월 여야 대선주자 캠프에 ‘금융산업 혁신과 국민 자산증식 기회 확대를 위한 은행권 제언’을 전달한 바 있다. 

    당시 제안서에는 빅테크와의 공정경쟁을 위한 △시중은행‧금융지주 대상 인터넷전문은행 인허가 △은행 계열사간 고객정보 공유  △은행의 비금융사업 진출 통한 비금융 데이터 확보 허용 등 18가지 사안이 담겼다.

    신산업 진출 규제장벽을 허물고 은행 경영의 자율성 확보와 금융감독‧제재 운영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다시 제출할 제언에는 ‘금융지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인허가’ 요청안이 제외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기존 인터넷뱅크 3사가 이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수위 제안을 위해 연합회를 통해 의견을 나누고 있지만 금융지주와 인뱅의 입장이 갈리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건의안에 포함될 지 미지수"라고 전했다.

    인뱅 3사는 금융지주의 진출을 허용할 경우 인터넷뱅크 설립 취지가 퇴색되고 시중은행과의 차별화도 무의미해진다는 주장이다.

    인뱅 관계자는 "기존 금융권에 없는 새로운 '메기' 출현이 인터넷은행 탄생 취지였다"며 "시중은행이나 금융지주가 진출할 경우 금리‧가격경쟁 재연으로 혁신금융에 반대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미 금융지주들은 자체 모바일 뱅킹과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디지털뱅킹 채널을 만드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시중은행과 금융지주들은 ICT 기업에 대한 특례법까지 만들며 인뱅 설립을 허용한 취지는 ‘은행업의 혁신 유도’라며 같은 이유로 시장 진입이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인뱅이 추가 신설되면 은행 산업의 체질개선은 물론 ICT‧금융 부문의 청년 고급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될 것"이라며 "중금리 신용대출 전문, 생활서비스 연계형, 비대면 주담대 중심 등 분야별 은행 특화 현상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은행권 집안싸움 속에 금융지주 인뱅 설립 요청은 자칫 인수위 문턱에도 도달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