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들 “노숙인, 백신 맞아도 쉴 공간 없어”‘감염취약계층 우선투여’ 미시행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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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석기자
    백신 접종률 증가세가 지지부진하면서 국내 도입된 백신 물량 상당수가 폐기될 전망이다. 하지만 노숙인 쉼터 등 취약시설의 백신 투여율은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홈리스 행동 활동가 A씨는 본지와의 24일 통화에서 작년 9월 기준으로 자활시설이나 노숙인 이용시설의 백신 투여율이 현저히 낮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거리홈스리들의 경우 접종 완료율이 50%대를 못 미쳤고, 국립중앙의료원이 나섰던 서울 같은 경우는 조금 더 상황이 나았지만, 인천 같은 경우는 (접종률이) 10%대인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잔여백신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방역당국은 당국은 지난 22일 ‘이번 주 중 유효기간이 만료돼 폐기되는 백신 물량을 지자체를 통해 집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당국은 백신 폐기량 최소화하기 위해 잔여 물량을 노숙인 시설을 비롯한 감염취약시설 등으로 돌리거나 타 시·군·구가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 개정을 시행할 에정이다.

    이 같은 정부지침에 노숙인 쉼터 활동가 B씨는 “남는 백신을 이제와서 홈리스 시설로 돌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며 “취약계층을 위한 백신 접종이 ‘우선적’으로 이뤄졌어야 할 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B씨는 “잔여백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쓰고 남은 물량을 노숙인 시설로 돌리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가 노숙인들을 대하는 태도와 인식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활동가 A씨는 “백신 접종보다 더 중요한 건 백신 접종의 조건이 잘 만들어졌냐는 것”이라며 실제 노숙인들 중에서는 백신 접종 후에서 거리에서 지내야하는데 부작용 부담때문에 백신 접종률이 더 낮았다고 진단했다. 

    한편,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백신 잔여량은 화이자 755만9000회분, 모더나 420만7000회분 등 총 1543만1000회분이다. 여기에 개별 계약된 화이자 백신 104만1000회분도 이날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