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5개사 시총 4년내 최대 규모로 성장계열사 호실적에 신사업 가치 반영 덕바이오 부활은 과제… '티슈진' 거래재개 촉각
  • ▲ 코오롱 One&Only타워 전경.ⓒ코오롱
    ▲ 코오롱 One&Only타워 전경.ⓒ코오롱
    코오롱그룹의 시가총액이 4년내 최대 규모를 달성하며 ‘시총 300조’ 시대를 위한 첫 걸음을 뗐다. 하지만 신사업의 또 다른 축인 바이오사업을 부활시켜야 하는 것은 과제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2028년까지 기업가치 30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시총 1순위 삼성전자 400조원에 이은 두 번째 규모로 2위인 LG에너지솔루션 100조원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300조원’은 실제 목표치라기보다는 올해 기업가치 제고 상승에 사활을 걸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탄탄한 기존 사업을 바탕으로 수소·바이오 등 신성장 분야에서 기업가치를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다짐인 셈이다. 

    실제 아직 코오롱그룹의 시총은 목표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코오롱그룹의 상장 5개사(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글로벌‧코오롱플라스틱‧코오롱‧코오롱생명과학) 시가총액 합계는 3조7320억원에 불과하다. 

    다만 이는 최근 4년 내 최대 규모로, 2018년 말 3조1688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2019년 ‘인보사 사태’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코오롱글로벌과 코오롱플라스틱의 외형이 크게 성장하며 전체 시총 증가를 이끌었다. 2018년 말 1797억원에 불과했던 코오롱글로벌의 시총은 작년 말 5697억원으로 217% 늘었고, 같은 기간 코오롱플라스틱의 시총 또한 2131억원에서 4750억원으로 122.9%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주력 계열사의 호실적 달성과 수소 등 성장동력 마련에 힘입어 그룹의 기업가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힘입어 지주사 코오롱도 매출 5조4104억원, 영업이익 3322억원, 당기순이익 1707억원을 달성했다.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이다. 

    시장에서는 코오롱그룹사들의 주력 계열사들이 올해도 잇따라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코오롱그룹의 상장 3개사가 총 594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5219억원 대비 13.9% 증가한 수치다. 회사별로 보면 코오롱인더스트리 2863억원, 코오롱플라스틱 458억원, 코오롱글로벌 2624억원으로 전망된다. 

    특히 코오롱플라스틱의 경우 사상 최대실적이 점쳐진다. 원재료인 메탄올 및 운임 상승에도 주력제품인 폴리옥시메틸렌(POM)의 견조한 수급이 지속되면서 올해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탄탄한 실적을 바탕을 코오롱그룹의 외형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코오롱그룹은 지난해부터 미래 먹거리로 수소 사업을 낙점, 가치사슬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오는 2023년까지 수소사업에서만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코오롱그룹은 코오롱글로벌과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텍, 코오롱플라스틱 등 4개 계열사를 중심으로 향후 수소 등 신사업 전담조직도 구축할 예정이다. 수소사업은 이웅열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차기 총수로 지목되는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이 총괄하는 만큼 그룹차원에서 공을 들여 키울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바이오사업의 부활이 필수적이다. 현재 코오롱생명과학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돼있고, 코오롱티슈진은 거래정지 상태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은 2018년 말 기준 각각 시총 8502억원, 2조6329억원으로 그룹 전체 시총의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의 판매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가 포함돼 논란을 빚었다. 같은 해 5월 인보사는 허가 취소됐고, 이후 코오롱티슈진도 거래정지됐다. 현재 코오롱티슈진은 상장폐지 심사에 따른 개선기간을 부여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개선기간은 오는 8월 31일까지여서 이르면 9월에 코오롱그룹의 명암이 갈릴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오롱티슈진 유상증자에 최대주주인 코오롱과 이웅렬 명예회장이 제3자 배정 대상자로 나서는 등 그룹차원에서 바이오산업 부활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지난해 말 인보사가 지난해 말 미국에서 3상 임상 환자 투약을 재개해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