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계열사 성장세 지속… 실적 탄탄대로 전망3세 승계 핵심 정지이 전무, 추가 지분확보 관건"주력 사업 성장 시 경영 승계 더욱 속도 날 듯"
  • ▲ 현대그룹 사옥 전경.ⓒ현대그룹
    ▲ 현대그룹 사옥 전경.ⓒ현대그룹
    현대그룹이 주력 사업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그룹 재건에 속도를 낸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올해를 그룹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는다. 지주사인 현대엘리베이터가 충주 시대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으며, 현대무벡스도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충북 충주시의 현대엘리베이터 신공장 완공 등으로 그룹이 한 단계 도약하는 뜻깊은 1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우선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4월 중국 상하이와 올해 2월 충주 스마트 팩토리 준공을 통해 연간 생산량을 5만대까지 끌어올렸다. 공격적인 영업력을 갖추고자 30년 경력 영업통인 조재천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등 컨트롤 타워도 정비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안전경영 강화 ▲책임경영 실천 ▲수평적 도전적 조직문화 구축 ▲글로벌 경쟁력 강화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 다섯 가지 경영목표 달성을 통해 2030년 글로벌 톱 5에 진입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현대엘리베이터가 견조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2조원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 3월 코스닥에 상장한 현대무벡스는 현대그룹 계열사 중 가장 성장성이 높은 회사로 평가받는다. 특히 매출의 대부분 차지하는 물류 자동화 솔루션 전망이 밝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유통물류기업들의 자동화 수요가 지속 확대가 지속되고 있어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실제 2018년 말 1765억원이었던 현대무벡스의 매출액은 지난해 2401억원으로 36% 증가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109억원에서 154억원으로 41.2% 늘며 꾸준히 증가세를 띄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무벡스의 성장세가 빨라질수록 현대그룹의 3세 경영 승계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외형 성장을 통해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분율을 늘리기 위한 실탄 확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이 2003년 총수를 맡은 후 현재까지 그룹을 이끌어오고 있다. 현 회장은 올해 만 67세인 만큼 천천히 현대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준비해야 한다. 현대그룹은 범현대가인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과 비교해 경영권 승계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현대그룹 3세 경영승계와 관련해서는 현정은 회장의 장녀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경영승계를 논하기에 정 전무의 지분은 현정은 회장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현대네트워크가 최대주주로 지분 10.6%를 갖고 있고, 현정은 회장 7.8%, 현 회장의 어머니인 김문희씨 5.5%, 임당장학문화재단 1.4% 순으로 지분율 보유 중이다. 정지이 전무는 지분율 0.3%에 불과하다.  

    단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인 현대네트워크는 지난해 말 기준 현정은 회장이 지분 91.30%, 정지이 전무가 7.8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현 회장의 장남 정영선 현대투자파트너스 이사와 차녀 정영이 현대무벡스 차장 지분율은 각각 0.58%, 0.23%를 소유해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회사다. 

    현대무벡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35.66%를 지닌 현대엘리베이터이며, 2대 주주는 현 회장으로 25.3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정 전무는 지분 4.22%를 보유해 개인주주로는 현 회장에 이은 두 번째다. 

    재계 관계자는 “지분율만 놓고 본다면 정지이 전무의 승계는 아직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무벡스의 성장이 어느 정도 본궤도에 올라야 경영 승계 작업을 시작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