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필립모리스, 영업이익 반토막… 매출도 감소BAT코리아-JTI코리아, 법인전환·전자담배 철수에 쓴맛담배시장 위축 속 전자담배 성장하며 치열한 경쟁 예고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지난해 한국필립모리스를 비롯해 BAT코리아(현 BAT로스만스), JTI코리아 등 외국계 담배 3사의 실적이 일제히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일반담배 소비량이 감소 추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반면 수요가 늘고 있는 전자담배 시장에서 KT&G가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외국계 담배 3사의 부진을 가속화했다는 평가다. 

    12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주요 외국계 담배업체의 지난해 실적은 전반적으로 감소추세를 기록했다. 

    한국필립모리스의 지난해 매출은 5653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7억원으로 전년 대비 50.3% 감소했다. JTI코리아는 매출이 2005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신장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6.8% 줄어든 85억원에 그쳤다. 

    BAT코리아는 특수한 경우다. BAT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22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2% 줄었고 영업손실 21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BAT코리아가 BAT로스만스로 판매법인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8월까지만 실적이 반영됐고 해고급여로 209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 BAT로스만스의 연간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BAT코리아 청산 과정에서 수익성에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외국계 담배회사 3사의 부진은 지난해 담배 판매량 감소와 무관치 않다.  

    한국담배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 담배의 총수요는 635억6000만 개피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일반 담배의 판매량이 감소한 것. 

    반면 전자담배 시장은 확대됐다. 지난해 국내 전자담배 시장의 담배시장 침투율은 14.8%로 전년보다 2.1%P 늘었다. 수년간 정체됐던 흡연자의 전자담배 전환이 코로나19를 맞아 대폭 늘어난 것. 

    실제 담배업계 실적에서 전자담배 시장은 주요 변수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JTI코리아는 전자담배 제품인 ‘플롬테크’를 지난해 판매 중단하면서 아예 국내 시장에서 전자담배를 철수한 바 있다. 시중 판매 제품을 일제히 회수하면서 이에 따른 영업이익도 악화된 것. 

    한국필립모리스 역시 지난 2019년 이후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의 신제품 출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꾸준히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을 내어준 상황. BAT코리아가 유일하게 적극적인 신제품 출시와 90% 할인 마케팅을 펼쳤지만 이 역시 마케팅 비용에는 마이너스가 됐다. 

    이런 과정에서 가장 수혜를 입은 것은 KT&G다. KT&G의 지난해 매출은 3조4354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조834억원으로 전년 대비 19.0% 감소했다. 

    특히 담배시장 점유율은 64.6%로 전년 대비 0.6%P 점유율이 확대됐고 전자담배시장 점유율은 40.4%로 전년 보다 6.1%P 증가했다.

    특히 전자담배 시장에서도 한국필립모리스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원조인 한국필립모리스가 1위를 내어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올해 역시 전자담배시장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사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며 “BAT로스만스가 이미 ‘글로 슬립’을 출시한 한편 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 신제품을, JTI코리아 역시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