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채팅 '보이스룸' 업데이트남궁훈 대표 강조 '채팅' 기반 메타버스 첫걸음29일 서비스 종료 '음'과 유사… '차별화' 전략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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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판 ‘클럽하우스’로 불린 ‘음(mm)’의 서비스 종료 소식을 밝힌 카카오가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유사한 기능을 지닌 ‘보이스룸’을 업데이트했다. 남궁훈 대표가 강조한 ‘채팅’ 기반 메타버스의 첫걸음으로 야심 차게 등장했으나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에 어려움을 겪으며 주목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5일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음성 대화 기능인 보이스룸을 업데이트했다. 카카오 측은 “보이스룸을 통해 이용자는 오픈채팅에서 텍스트 기반 대화뿐만 아니라 음성 대화까지 활용할 수 있어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더욱 생생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PIP(Picture In Picture, 화면 속 화면) 기능을 통해 음성 및 텍스트 채팅을 동시에 진행해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며, 최대 1500명까지 참여할 수 있어 비지인 기반의 오픈채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다만, 기대와 달리 보이스룸은 업데이트 한 달이 다 돼 가는 시점에도 이렇다 할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원인은 음과 차별화 부족 및 경쟁사와 비교 우위 부족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음성 SNS 클럽하우스가 국내에서 화제가 되자 유사한 서비스인 음을 출시한 바 있다. 당시 클럽하우스는 아이폰 이용자들만 이용이 가능했고 초대장이 있어야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적인 구조였기 때문에 카카오는 입장의 제약이 없는 음의 확장성을 앞세워 이용자를 빠르게 확보해 나갔다.

    하지만 유명 인사들이 스피커가 돼 인기를 끌었던 음성 SNS란 한계가 존재했고 유명 인사들이 빠져나가자 일반인들도 줄줄이 이탈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사그라들었다. 그 결과 클럽하우스는 앱 이용자가 고점 대비 80% 이상 급감했으며, 음 역시 다수의 이용자가 이탈하며 오는 29일부로 서비스가 종료된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음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유명인에 의존하지 않는 비지인 기반의 오픈채팅에 보이스룸을 이식해 돌파구를 찾아보려 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카오는 음 서비스 종료 당시 “음에 신규 기능을 추가하기보다는 아쉬운 점을 보완하는 새로운 시도를 준비할 예정”이라며 신규 서비스에서 부족한 점을 보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보이스룸의 기능 자체가 단순하게 음성 채팅만을 주고받는 음과 크게 다르지 않아 차별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한 이용자는 “카카오톡의 기능을 활용하지 않은 부분이 아쉽다”며 “단순한 음성 채팅이 아닌 카카오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음성서비스가 필요해 보인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직·간접적인 경쟁 상대로 볼 수 있는 ‘디스코드(Discord)’와 경쟁도 쉽지 않다. 디스코드는 지난 2015년 출시된 채팅 기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지인과 비지인 기반의 오픈채팅을 모두 제공하고 있다.

    텍스트 채팅, 음성 채팅, 화면 공유 등의 기능과 더불어 게임 이용자들의 전유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여러 분야의 비슷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이용자들을 확보하며 커뮤니케이션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디스코드의 경우 이미 글로벌에서 2021년 기준 MAU(월간활성이용자수)가 1억 4000만 명에 달하며, 국내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만큼 보이스룸의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보이스룸은 카카오의 오픈 채팅 기반 메타버스를 향한 첫걸음”이라면서도 “다만, 타 경쟁 플랫폼 대비 기능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존재하는 만큼, 카카오톡의 접근성을 활용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