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규모 투자유치 작업, 사모펀드 대상…유증 통해 상반기 종료 목표친환경 포트폴리오 확장-주택사업 신규 브랜드 런칭 등으로 '밸류 업' 속도
  • ▲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
    ▲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의 상장전투자유치(Pre-IPO, 프리IPO) 작업이 순항하고 있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다음달 거래종결을 목표로 펀드출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내년 코스피 상장에 앞서 친환경기업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프리IPO 거래종결 시점을 6월말로 보고 있다. 이번 투자유치는 다수의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유증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투자로 총 1조2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1조원은 전환우선주(CPS, 6000억원), 상환전환우선주(RCPS, 4000억원) 등 신주로 발행된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프리미어파트너스와 이음PE(프라이빗에쿼티)가 CPS를, 한국투자증권과 글랜우드크레딧은 RCPS를 각각 인수한다.

    나머지 2000억원은 SK디스커버리가 보유한 SK에코플랜트 주식(구주)으로 브레인자산운용과 파인밸류자산운용이 사들일 예정이다. 두 운용사는 인수물량을 고액자산가에게 넘기기 위한 셀 다운도 진행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예상 기업가치를 10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안재현 당시 SK에코플랜트 사장(현 SK디스커버리 사장)은 IPO를 공식화하면서 "성장을 가속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상장을 준비하겠다. 밸류는 1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기업가치 10조원의 산출근거는 상장 예정 시점인 2023년 '세전영업이익(EBITDA)'이 8500억원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를 기준으로 업계 평균의 '수익성 대비 기업가치(멀티플)'인 11~12배를 적용했다. 이는 SK에코플랜트의 지난해 세전영업이익을 약 3000억~4000억원대로 추정한 금액이다.

    일각에서는 목표 기업가치가 시장 기대를 넘는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당장 최근 영업실적이 2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는 등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보고서 분석결과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조1738억원, 영업이익 116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6조9664억원에 비해 11.3% 줄어들면서 2010년 5조871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1745억원에 비해 33.5% 감소하면서 2015년 108억원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조원대 기업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3~4배가량 이익을 더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그러나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새롭게 인수한 사업의 수치가 미측정됐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는 만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해외 프로젝트 중단과 원가율 인상 영향이 있었고 SK하이닉스 공장 등 대형프로젝트 준공으로 매출에 미반영된 부분이 있다"며 "새로 인수한 사업부문의 정확한 수치도 나온 것이 아니다. 올해부터 인수기업들의 실적이 본격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신재생에너지를 내세워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내년 IPO를 앞두고 친환경 사업을 통한 밸류업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M&A를 통해 전체 매출에서 친환경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고 있다. 2020년 당시 국내 1위 수처리 업체인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1조원대 인수하면서 친환경 신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올들어 2월 싱가포르 전기·전자 폐기물(E-waste) 전문업체 '테스'를 1조2000억원에 인수했으며 이달에는 충북 청주시 소재 폐기물 처리업체 '제이에이그린' 지분 70%를 1950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제이에이그린은 청주 옥산산업단지에서 폐기물 매립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SK에코플랜트가 충청권 일대에서 3개 소각장을 보유하고 있어 해당 인수는 소각부터 매립까지 수직계열화를 도모하는데 이바지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물류센터, 친환경 에너지, 데이터 센터 개발·운영 사업에도 손을 뻗치고 있으며 동시에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건축·주택사업에서는 하반기 신규 브랜드 론칭을 통해 기존 사업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하반기 신규 주택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라며 "신사업을 진행한다고 해서 주택·건설 분야를 소홀히 다루지는 않을 것이다. 기존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서 다각화를 통한 상장 초석을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에코플랜트는 최근 비상장주식 플랫폼 K-OTC 시장에서 '대장주'로 등극했다. 시가총액은 3조2120억원으로, 지난해 10월12일 이후 대장주 자리를 지키던 두올물산(카나리아바이오)을 밀어내고 200여일 만에 시총 1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