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의통화 4.1조 감소… 금전신탁·MMF 급감정기예적금 8.2조 늘어, 안전 피난처로 이동유동성 축소 전망은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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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금리인상으로 시중 유동자금이 4년여 만에 처음 감소했다. 갈곳을 잃은 자금이 안전성을 쫓아 은행으로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도 가속화 되는 모습이다.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서 보고서에 따르면 3월 광의통화(M2)는 3658조5000억원으로 전월대비 4조1000억원(0.1%) 감소했다. 2018년 9월 이후 꾸준히 늘어나던 시중 유동자금이 44개월 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통화지표로 유동성 자금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다.상품별로는 정기예적금이 8조2000억원 늘었고 수익증권이 5조6000억원 증가했음에도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금전신탁(-10조5000억원), MMF(-8조9000억원) 등을 중심으로 감소했다.경제주체별로는 수신금리 상승에 따라 정기예적금을 중심으로 가계 및 비영리단체 통화량이 15조2000억원 늘었고 기업은 12조1000억원 늘었다. 반면 기타금융기관 통화량은 23조3000억원 급감했다. 투자 위험도가 높은 곳에 머물던 자금이 안전한 피난처를 찾아 이동한 것이다.M1은 전월대비 0.4% 상승한 1358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M1의 경우 전년동월대비 증가율이 11.3%로 지난해 2월(26.0%)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기관 유동성을 나타내는 Lf(평잔)는 전월수준을 유지했고, 광의유동성 지표인 L은 0.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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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시중 유동자금 감소를 전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월대비 M2는 감소했지만, 전년동월대비 증가율은 10.8%로 15개월 연속 10%대 증가세를 이어갔다. 2월 11.8% 증가세보다는 꺾였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정기예적금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현금화가 가능한 수시입출금식 예금 증가세도 뚜렷하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다시 투자에 뛰어들 준비된 자금들"이라고 말했다.유동자금이 감소세로 전환함에 따라 이달 26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회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지난달 회의에서 한 금통위원은 "M2증가율은 기저효과 등으로 소폭 낮아졌지만 기업부문을 중심으로 신용공급이 지속되면서 10%를 상회하는 높은 증가율이 이어지고 있다"며 "전반적인 금융상황도 여전히 완화적인 것으로 판단되며 기업과 소상공인 금융지원 과정에서 신용리스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자금공급이 상당 규모 누적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