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동경제위기 정책공조"빅스텝 주시"… "한미 경제상황 달라"
  • ▲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조찬회동을 가졌다ⓒ공동취재단
    ▲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조찬회동을 가졌다ⓒ공동취재단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 공조에 뜻을 같이 했다.

    특히 역대 최대 59조원 규모 추경을 앞두고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 가능성에 선을 그으며 정부정책에 힘을 실었다. 경제성장과 물가안정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폴리시믹스(정책조합)를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이 총재는 16일 추 부총리와 조찬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4월 상황까지 봤을 때는 (빅스텝)고려를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추경으로 25조원 이상 현금이 시중에 풀려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선을 그은 것이다.

    다만 그는 "빅스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단계는 아니다"며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올라갈지 종합적인 데이터를 보면서 7~8월 경제상황과 물가 변화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확대해석은 경계했다.

    이 총재는 한미 금리차 역전을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 "미국의 금리 인상이 빠를 것은 누구나 예상했던 지점"이라며 "적어도 두 차례 이상 50bp(1bp=0.01%p) 올릴 것이란 점은 시장에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인플레이션이 8%대로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정책 방향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파월 연준 의장이 75bp 인상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지만 앞으로도 그런 빅스텝이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의 이날 발언은 오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회의를 앞두고 상당히 완화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높은 물가상승률과 한미 금리 역전 우려를 이유로 일각에서 제기된 기준금리 0.5%p 인상론에 '아직은 아니다'고 답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총리는 "우리나라 상황은 미국과 크게 다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미국과의 금리 차만을 염두에 두는 것보다는 성장, 물가 등을 보고 그에 맞춰서 대응하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도 "추경으로 물가 상승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한국은행과 적절한 정책조합을 만들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가 상승이 계속되면 생활이 어려워지는 취약계층에 실질소득을 받쳐주는 것도 물가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며 "이전지출 중심으로 편성했기 때문에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동에서는 경제 부처와 중앙은행간 원활한 소통을 위한 공식 협의체를 보강하는 등 교류 기회를 넓히는 방안이 논의됐다.

    또 실무진간의 소통채널 신설 및 다양화, 인사교류 확대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