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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쇼크' 무방비… 조사도 감독도 구제방법도 없다

코인 업권법 부재 폰지 사기 의혹에도 당국 개입 못해국내 4대 거래소, 루나 코인만 40억개

입력 2022-05-16 14:07 | 수정 2022-05-16 14:13
한국산 가상자산인 루나(LUNA)와 테라(UST)가 99%이상 폭락한 것을 두고 다시금 가상자산 업권법 제정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현재 특정금융정보업법(특금법)에 따라 자금세탁 방지 관련 권한만 쥐고 있다. 가상자산의 거래는 온전히 민간에 맡겨진 상태다. 즉 가상자산 운용에 구조적 결함이 발견돼도 이를 감독할 근거가 없는데다 피해자 구제할 방안도 없다. 

16일 가장자산업계에 따르면 테라(UST)와 루나는 글로벌 코인시장서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에 이어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외 주요 거래소가 줄줄이 상장폐지를 선언했다. 한때 글로벌 코인 시총 8위에서 상장폐지에 이르기까지 불과 한 달새 벌어진 일이다.

테라는 스테이블 코인을 표방하며 안전자산에 대한 담보를 루나를 활용해 1달러로 고정했다. 테라 가격이 1달러에서 1.2달러가 되면 1달러만큼의 루나를 1.2달러의 테라로 교환해주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한 축의 가격이 무너지자 이른바 죽음의 소용돌이인 '코인런'으로 연결돼 파국을 맞았다. 다른 스테이블 코인들이 실물자산인 달러나 금에 연동하는 것과는 달랐다. 

이 과정서 '폰지사기' 의혹이 재점화되며 코인의 폭락을 재촉했다. 발행사는 테라를 구매한 뒤 예치한 투자자에게 연 20%의 수익을 지급했는데 이를 유지하기 위해선 신규 투자자의 돈을 기존 투자자에게 부여하는 일종의 '다단계' 방식이 활용됐을 것이란 논란이다. 

이번 사태로 인한 국내 코인 투자자들의 손실액은 막대할 전망이다. 국내 4대 거래소를 통해 이용자들이 보유한 루나 자산은 40억개에 달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같은 상황에 한 발 물러서 있다. 주식의 경우, 특정기업의 주가가 폭락한다면 자본시장법에 따라 금융당국이 조사나 검사에 나설 수 있으나 현재 코인과 관련한 업권법 부재 속에 당국은 어떤 권한도 지니지 못한다. 

문재인정부서 시행된 특금법은 가상자산이 불법 자금세탁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는데 중점을 뒀다. 가상자산거래소 등록을 의무화했고 원화마켓 거래를 위해선 반드시 국내 시중은행에 계좌를 두도록 했다. 정작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는 빠졌다. 

시장에서는 윤석열정부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에도 포함된 디지털자산 기본법에 주목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서 "디지털자산 안심투자 환경 및 보호장치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금융위는 오는 2024년 시행을 앞두고 법안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해당 법안에는 ▲코인 부당거래 수익 환수 ▲불완전판매,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부당수익 환수 ▲해킹 등 시스템 불완전 대비 보험 제도 확대 등을 담고 있다. 

다만 해당 법안이 시행되더라도 제 2의 루나 사태는 막을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업권법에 코인 발행부터 유통까지 담고 있으나 해외서 발행된 코인도 법의 테두리에 담을 수 있느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루나 개발사인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CEO는 우리나라 사람이지만 본사는 싱가포르에 뒀다. 

미국 역시 가상자산 규제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스테이블 코인은 금융안정성에 위험이 있다"면서 "올해 중 규제법을 제정하는 것이 매우 적절할 것"이라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스테이블코인은 물론 기존 코인에 대한 신뢰가 깨져버렸다"면서 "금융당국도 더이상 규제를 머뭇거릴 필요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최유경 기자 orange@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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