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전자, FC-BGA 효과로 1Q 호실적'이례적 투자' 삼성전기, 사업 확장 속도LG이노텍도 투자 본격… 2024년 매출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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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 ⓒ삼성전기
    반도체 수요 증가로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부품업체들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FC-BGA에 선제적 투자가 이뤄진 삼성전기와 대덕전자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덕전자는 올 1분기 3053억원, 영업이익 44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7%, 567% 증가한 수치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했다.

    대덕전자의 이같은 호실적은 FC-BGA 신규 라인 가동률 상승과 수율 안정화 영향으로 분석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FC-BGA의 높은 가동률로 진입 동시에 수율 개선이 빠르게 진행돼 계획 대비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된다"며 "PCB 매출 축소로 반도체 패키지 비중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FC-BGA의 공급 부족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반도체를 설계·생산할 수 있는 제조사가 인텔, AMD 등으로 제한됐지만, 최근 애플, 구글, 테슬라 등 빅테크 기업들이 핵심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 외주를 통해 칩 생산에 나서면서 패키지 기판 수요 증가의 요인이 되고 있다. 패키지 기판 중에서도 고난도 공법 기술로 꼽히는 FC-BGA의 성장률은 10%를 상회하고 있다.

    이에 국내외 부품업체들의 FC-BGA 관련 투자도 늘고 있다.

    대덕전자는 지난달 21일 하이엔드 비메모리 반도체용 대면적 FC-BGA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설비에 27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대표 FC-BGA 기업인 삼성전기는 지난해 말 베트남 생산법인에 약 1조3000억원, 지난 3월 부산사업장에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며 FC-BGA 사업 확장에 나섰다. 삼성전기가 기판 사업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한 것은 이례적이다.

    삼성전기도 올 1분기 고사양 AP용 및 고부가 SSD 메모리용 BGA, 노트PC Ultra Thin CPU용 FC-BGA 등의 공급 확대가 지속되면서 패키지솔루션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44% 증가한 5196억원을 기록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LG이노텍도 최근 FC-BGA 반도체 기판 시설과 설비에 413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며 FC-BGA 사업 진출을 알렸다. LG이노텍의 FC-BGA 관련 매출은 오는 2024년 이후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LG이노텍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판 사업 역량을 활용해 FC-BGA 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미 LG이노텍은 FC-BGA와 제조 공정이 유사한 무선주파수 패키지 시스템(RF-SiP)용 기판, 5G 밀리미터파 안테나 패키지(AiP)용 기판 등 통신용 반도체 기판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또 고성능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사용되는 플립칩 칩스케일 패키지(FC-CSP) 기판 분야에서도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트한 패키지 기판 업황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면적, 고다층 요구가 커짐에 따라 난이도는 증가하고 생산능력(CAPA)는 잠식되고 있다"며 "FC-BGA에 선제적 투자가 이뤄진 업체들에게 유리한 업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규 라인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 부담은 점차 늘어나겠지만, 업황 수급 상황을 고려하면 이익 개선 속도가 이를 능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