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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곡물→임금' 高高高…코스트푸시인플레 '악순환' 우려

4월 물가 4.8% 상승…석유류 34.4%↑ 견인농축수산물 '들썩'…식량보호주의 확산최저임금委…"勞 8.5%↑" vs "使 차등적용"韓銀 '물가→임금→물가' 자극 경고

입력 2022-05-17 10:35 | 수정 2022-05-17 13:51

▲ 물가.ⓒ연합뉴스

소비자물가가 5%까지 치솟고 있는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 협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기름값, 곡물 가격 급등에 이어 임금발(發) 인플레이션으로 코스트푸시인플레이션(비용상승인플레)이 가속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의 4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106.85)는 1년전과 비교해 4.8%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때인 2008년 10월(4.8%) 이후 13년6개월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승폭도 가파르다. 지난해 10월(3.2%)이후 5개월 연속 3%대를 이어오다 올 3월 4%대로 진입한뒤 한달만에 4% 후반까지 뛰었다.

공업제품, 서비스, 농·축·수산물, 전기·수도·가스가 모두 오른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석유류(34.4%)가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8∼12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1.9원 오른 ℓ당 1942.6원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유가 안정을 위해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율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했지만, 국제유가 상승분이 이를 상쇄하며 기름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류 가격이 뛰면서 공업제품도 덩달아 7.8% 올랐다.

밥상물가와 밀접한 농·축·수산물도 지난달 1.9% 올랐다. 수입쇠고기(28.8%), 돼지고기(5.5%) 등이 상승했다. 한동안 상승세가 주춤했으나 다시 들썩이는 모습이다.

설상가상 곡물 수출국들이 자국 물가 안정을 이유로 잇달아 수출규제 카드를 꺼내 들면서 식량 보호주의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리는 우크라이나가 전쟁터로 변하면서 올해 전 세계 밀 생산량은 2018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가 예상된다. 전쟁이 끝나도 곡물저장소 등 수출관련 일부 기반시설이 파괴돼 생산이 정상화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는 지난 13일 식량안보 확보를 이유로 중앙정부의 허가물량을 제외한 밀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나섰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28일 식용유, 라면 등 가공식품과 화장품, 세제 등의 원료로 쓰이는 팜유 수출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공급망 차질에 따른 원자잿값 상승으로 3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달보다 1.3% 오르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 최저임금위 노사, 엇갈린 시선.ⓒ연합뉴스

임금발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보복 소비 등 수요 측면의 물가 자극도 심상찮은 가운데 임금 인상이 기업비용 증가와 제품가격 인상, 추가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고용노동부 설명으로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제2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1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앞서 11~16일 생계비전문위원회는 '비혼 단신근로자 실태생계비 분석', 임금수준전문위원회는 '최저임금 적용 효과에 관한 실태조사' 심사를 진행했다. 최임위는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심의에 나선다. 인상 수준을 두고 노사 간 본격적인 샅바싸움이 예상된다. 경영계는 문재인 정부 초기 급격히 올린 최저임금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어려움을 겪은 데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업종별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는 태도다. 국내에서 차등 적용이 이뤄진 것은 최저임금제 도입 첫해인 1988년 한 번뿐이다. 당시 업종을 2개 그룹으로 나눠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했다. 일각에선 동결도 언급하는 상황이다.

반면 노동계는 올해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는 견해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지난 2월까지 월급쟁이 누적 실질임금은 400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3.7%(14만5000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명목임금 증가분(29만4000원·7.5%)의 절반 수준이다. 2월만 놓고 보면 상황은 더 안 좋다. 명목임금(369만5000원)은 1년 전보다 6.5% 감소한 데 비해 실질임금(350만9000원)은 9.8%나 줄어들었다. 실질임금 감소는 코로나19가 재확산했던 지난해 1월(-6.1%) 이후 1년여 만에 처음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8.5%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2018년(9.2%) 이후 4년 만에 최고 인상률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인상률 목표치를 10%까지 올려잡은 상태다.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도 일부 취약업종에 저임금의 낙인을 찍을 수 있고, 지역별 소득 불균형을 초래한다며 반대한다.

일각에선 경기회복에 따른 임금상승 추세는 고물가 현상과 겹칠 경우 물가와 임금이 계속 영향을 주고받으며 올라가는 2차 효과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5일 내놓은 '최근 노동시장 내 임금 상승 압력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올 하반기 이후 임금 상승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물가 상승→임금 상승→물가 추가 상승의 악순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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