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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같은 高인플레 나타났다"… 이창용 '중앙은행' 역할 고심

한은 국제 콘퍼런스 개회사"양극화로 인플레이션 심화 우려""앞선 확장적 통화정책 부작용 커"

입력 2022-06-02 14:17 | 수정 2022-06-02 16:38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인플레이션 국면이 마무리된 뒤 우리나라가 저물가, 저성장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코로나19 이후 심화된 양극화가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이 총재는 2일 '변화하는 중앙은행의 역할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하는가'를 주제로 열린 한국은행 국제 콘퍼런스 개회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진정된 후 한국, 태국, 중국 등 인구 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일부 신흥국에서 저물가, 저성장 환경이 도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됐을 때 장기 저물가, 저성장 흐름이 다시 나타날 것인지 아직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저물가, 저성장 시점에 예전에 활용했던 완화적 통화정책을 쓸 경우 양극화, 금융불균형 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경제활동 재개로 인한 총수요의 회복은 경제 여러 부문에서의 공급 제약과 맞물리면서 심각한 문제를 초래했다"면서 "지난 수개월 동안 여러 국가에서 근원 인플레이션과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해 목표 수준을 상당폭 상회하는 모습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확장적 재정정책과 더불어 저금리 및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쌓인 수요압력에다 팬데믹과의 전쟁으로 공급병목 현상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1970년대와 같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났다"면서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만약 그렇게(저물가·저성장) 된다면 폴 크루그먼 교수가 선진국 중앙은행에 조언한 것처럼 한국이나 여타 신흥국도 무책임할 정도로 확실하게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해야만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표했다. 

특히 "비전통적 정책수단을 활용하면 통화가치 절하 기대로 자본유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신흥국의 중앙은행은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더욱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행동해야만 했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향후 개별 신흥국이 구조적 저성장 위험에 직면해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와 비슷한 수준의 확장적 정책을 홀로 다시 이어간다면 환율과 자본흐름, 인플레이션 기대에 미치는 함의는 사뭇 다를 것"이라 진단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 회복이 계층별·부문별로 불균등하게 나타났는데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부정적 인식 속에, 중앙은행이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입장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소득 양극화와 부문간 비대칭적 경제충격의 문제들을 과연 통화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최유경 기자 orange@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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