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에 그쳐… 속보치 0.7%에도 못미쳐실질소득 1% 증가할 때 물가 3.8% 올라저성장 고물가 지속… 2분기 더 악화 전망
  • ▲ 서울시내 한 주유소 가격표, 국제유가 상승으로 휘발유, 경유를 가리지 않고 리터당 2000원을 훌쩍 넘었다ⓒ연합뉴스
    ▲ 서울시내 한 주유소 가격표, 국제유가 상승으로 휘발유, 경유를 가리지 않고 리터당 2000원을 훌쩍 넘었다ⓒ연합뉴스
    우리나라 1분기 성장률이 0.6%에 그쳤다. 지난달 발표한 속보치보다 0.1%p 하락한 것인데, 가파른 물가상승과 금리인상으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국내총생산(GDP)은 488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0.6% 늘었다. 지난 4월 속보치 0.7% 대비 하향조정됐다. 건설투자(-1.5%p), 지식재산생산물투자(-0.4%p) 등이 하향수정된 탓이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건설업 부진이 눈에 띄는 가운데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전기장비를 중심으로 제조업이 3.2% 성장했다. 서비스업은 코로나 방역정책에 힘입어 의료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8.6% 성장하며 4.1% 늘었다. ICT산업은 9.8%, 비ICT산업은 2.5% 증가했다.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국외 순수취요소소득이 4조원에서 6조4000억원으로 늘어나며 0.9% 증가했다. 명목 국내총생산 성장률 0.5%보다 높은 수준이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1% 증가해 47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생산과 소득이 점차 늘면서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538조7000억원으로 0.9% 증가했다. 반면 최종소비지출은 346조2000억원으로 0.6% 느는데 그쳤다.

    물가상승과 경기불황으로 국민들이 지갑을 닫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제주체별로 소비지출을 부면 민간은 0.5% 증가한 반면 정부지출은 0.9% 늘었다.

    이에 따라 총저축률은 35.7%로 0.2%p 상승한 반면, 국내총투자율은 2.1%p 하락했다. 국외투자율은 오히려 2.5%p 상승했다. 시중자금이 저축과 해외투자로 몰리는 것이다.

    전반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2.3% 올랐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것으로 국민소득에 영향을 주는 물가요인을 포괄하는 수치다. GDP 디플레이터가 국민소득 성장세를 크게 웃도는 것은 소득수준이 물가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로 10년래 최고치를 기록 중인데 소득상승률은 1%에 그쳤다. 물가상승세는 2분기 들어 더 가팔라져 지난달 5.4%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7%로 끌어내리면서 물가전망치는 3.1%에서 4.5%로 대폭 상향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국제유가와 식량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6~7월에도 5%대 상승률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과 이를 잡기 위한 금리인상이 계속된다면 저성장 기조가 더욱 강해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 봉쇄,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긴축 시작 등 대외여건을 계속 악화되는 모양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진정됐을 때 한국, 태국, 중국 등 인구 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일부 신흥국에서 저물가, 저성장 환경이 도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분기 GDP 성장이 0%대로 진입했는데 이마저 하향조정됐다는 것은 경기침체가 이미 시작됐다는 의미"라며 "정부나 통화당국 모두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해 시장의 투자심리는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