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환율 급등…외인 이달 4조원 순매도미 자이언트스텝 단행에 한·미 간 금리 역전 가능성외국인 자금 이탈 심화 전망…지수 2200선까지 열어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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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3조7504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1조4909억원)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151.6% 증가한 규모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지난 16일(2451.41)까지 17.9% 하락했다. 코스피를 끌어내린 직접적인 요인은 외국인 투자자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순매도하면서 총 16조31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가 '셀 코리아'에 나선 건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 확대와 미국발 고강도 긴축 여파로 신흥국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환율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특히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bp 인상하는 초강수를 둔 상황에서 환율이 단기적으로 치솟을 가능성이 있어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미국의 자이언트스텝 단행에 한·미 간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도 증시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이번 연준의 결정으로 기준금리가 1.75%인 한국과 미국간의 격차는 기존 0.75~1.00%포인트에서 0.00~0.25%포인트로 줄었다.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을 좇아 국내 시장에서 자금을 뺄 가능성이 높다.
시장은 한국은행이 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한 번에 50bp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데, 이 경우 우리나라가 최소 0.25%포인트 이상 높아진다.
문제는 미 연준이 7월 FOMC에서도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시사해 한은이 8월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기 전까지 한·미 간 금리 역전 구간이 생긴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들의 셀코리아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세로 인한 증시 약세는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하락은 물가 상승에 따른 긴축 우려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인데 긴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외국인 매도를 자극하는 달러 강세가 지속하면서 외국인 매도세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코스피 2400선 붕괴될 경우 추가 하락 시 다음 지지선은 220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코스피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나홀로 순매도(2883억원) 속에 전일 대비 1.22% 하락한 2421.53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지수는 장 초반 2%대 하락폭을 기록하며 2396.47까지 떨어졌다. 코스피가 장중 2400선을 내준 건 2020년 11월 5일(2370.85) 이후 1년 7개월여 만이다.환율도 전 거래일(1285.6원)보다 2.4원 오른 1288.0원에 출발한 뒤 1290원을 넘어 등락하고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1배(2540)를 하회해 단기 과매도권에 도달했다"며 2018년 말과 같은 수준까지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2250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