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기관 지난달 국내 증시 순매수…각각 3·5개월만2차전지·금융株 주로 사들여…개인은 ‘팔자’ 전환중국 증시ꞏ경제 회복…한국 시장 덩달아 훈풍 기대증시 전문가, 당분간 기술적 반등 및 안도 랠리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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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팔아 치우던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다. 여전히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고 있지만,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1602억원을 사들였다. 기관투자자도 4180억원을 순매수했다.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 우위를 보인 건 지난 2월(4831억원) 이후 처음이다. 기관투자자 또한 지난해 12월(4조2741억원) 이후 처음으로 순매수 우위를 기록했다.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5월 한 달간 기아 3965억원, LG에너지솔루션 2879억원, 엘앤에프 2478억원, 우리금융지주 1983억원, 후성 1641억원 등 자동차·2차전지·금융 종목을 주로 사들였다.같은 기간 기관은 LG화학 3576억원, JB금융지주 2505억원, 신한지주 1216억원 HMM 942억원 순으로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기관 또한 2차전지, 금융주 등을 사들이며 외국인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반면 개인투자자는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3875억원을 순매도했다. 월간 거래량 기준 개인이 순매도로 마감한 건 5월이 올해 들어 처음이다.지난 4월까지 개인은 코스피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지난 1~4월 국내 주식시장의 개인 순매수 규모는 22조7188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3조7618억원, 8조7464억원을 순매도하며 증시 하방 압력을 키웠다. 개인이 외국인·기관이 던진 물량을 홀로 막아낸 셈이다.전문가들은 긴축 이슈가 선반영된 상황에서 중국 경기의 둔화세가 저점을 기록하면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돌아올 환경이 마련됐다고 분석한다.최근 환율이 하락세인 것도 외국인 매수세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환율은 지난달 12일 1300원선 턱밑까지 올랐으나, 이후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실제 중국 국가통계국은 최근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6으로 전월 대비 2.2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제조업 경기가 위축세가 다소 완화된 것이다.제조업 PMI는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기준선인 50보다 위에 있으면 경기 확장 국면에, 50보다 밑에 있으면 경기 위축 국면에 있다고 해석한다. 중국의 제조업 PMI는 지난 4월 상하이 봉쇄 여파로 26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5월 들어 다소 개선됐다.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은 코스피 순매수 기조로 전환했고, 지난달 31일에는 1조원 넘게 순매수했다”라며 “연초 이후 12조원 넘게 순매도한 이후 바닥권에서의 대규모 수급 유입은 증시에 활기를 줬다”라고 평가했다.최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긴축 우려보다 중국 봉쇄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라며 “중국 수출 회복과 외국인 수급의 조합에서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그는 “중국발 훈풍은 제조업에 직접적 수혜로 판단한다. 코스피 내 제조업의 영향력은 전년 대비 확대됐기 때문”이라며 “중국의 경제 활동 정상화 흐름이 이어진다면 코스피 이익 추정치 신뢰도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흐름을 보면 5월 FOMC를 전후로 흐름상의 변곡점이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라며 “적어도 연초 이후 증시의 부담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던 부분이 완화되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조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미국 증시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던 2019년 7월 수준까지, 한국 증시는 그보다도 낮은 코로나19 저점 수준까지도 경험했다”라며 “결국 유동성에 의한 상승분은 모두 제거된 상태에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단기 반등 가능성을 타진해볼 만한 시점”이라고 했다.다만 수급 측면에서의 추세 전환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상승과 전반적인 자산 가격 하락 영향에 활기를 잃은 증시가 회복하는 데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대신증권은 올해 하반기 코스피가 3분기에 기술적 반등, 4분기에 하락 반전하는 ‘상고하저’ 패턴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까지 안도 랠리 국면에서는 저평가 업종·종목 중에서도 올해 실적 개선이 유효한 업종이 중심에 자리할 것”이라며 “경기 불안심리가 진정될 경우 수출주, 성장주의 재평가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정 센터장은 이어 “4분기부터는 경기 위축이 가시화되는 국면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철저히 방어적인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라며 “현금 비중을 확대하고 포트폴리오 투자전략에 있어서는 배당주와 방어주 비중을 높이며 방어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