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L당 2104원...경유 2112원 '휘발유 넘어서'연초 대비 휘발유 480원·경유 670원 올라...경유 가격 상승률 46.5%기름값 고공행진 이어져...배럴당 135달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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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리터(L) 당 2100원 선을 넘으며 연일 최고가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1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2104.63원을 기록했다. 경유는 2112.50원으로 휘발유 가격을 넘어섰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 11일 2064.59원을 기록하며 10년 2개월 만에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최고가 기록은 지난 2012년 4월 18일 2062.55원이었다.

    경유 가격도 지난달 12일 1953.29원을 기록하며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기존 최고가는 지난 2008년 7월 16일 1947.74원이었다.

    올들어 휘발유와 경유 판매 가격은 5개월여 만에 각각 480원, 670원 넘게 올랐다. 올 1월 1일 휘발유와 경유 판매 가격은 L당 1623.79원, 1442.42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연초 대비 상승률이 상당했다. 특히 경유 가격 상승률은 46.5%로 29.6%를 기록한 휘발유를 훨씬 앞질렀다.

    보통 국내에선 경유가 휘발유보다 싸게 판매돼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경유의 가격 상승세는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기름값 절약을 위해 경유차를 선택한 소비자들 사이에선 이런 추세라면 경유차를 계속 탈 이유가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본래 휘발유보다 경유가 비싸다.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경유 가격은 휘발유보다 높다. 휘발유는 승차감은 좋지만 연비가 낮아 주로 승용차에 쓰이고 경유는 진동과 소음이 크지만 연비 효율이 높아 화물차나 굴착기, 레미콘 등 주로 산업용 장비에 사용된다. 과거 1970~1980년대엔 승용차가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강해 정부가 승용차에 쓰이는 휘발유에 더 높은 세금을 매기면서 이 같은 인식이 자리잡았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선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정부의 에너지 세제 개편으로 경유에 붙는 세금도 높아졌고 디젤 차량 판매가 늘며 경유 수요도 늘어 휘발유와 가격 격차가 좁혀졌다.

    최근에 경유 가격이 급격하게 오른데는 아무래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으로 경유 수급난이 빚어진 영향이 크다. 유럽에선 경유를 쓰는 디젤차가 많은데 코로나19로 이동이 줄어 현지 정유사들이 경유 생산을 줄였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경유 수급난이 더 심각해진 것이다.

    경유와 휘발유 가격은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잇따라 국제유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평균 유가가 배럴당 135달러로 종전 전망치보다 10달러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내년 세계 석유 수요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