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의 한 수, 각형 LFP … 배터리 경쟁사 '초긴장'글로벌 ESS 시장서 내구성이 뛰어난 각형 배터리 선호 뚜렷LG엔솔 2027년까지 각형 ESS LFP 배터리 개발·SK온도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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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SDI 기흥 본사. ⓒ삼성SDI
삼성SDI가 최근 2조원대 규모의 ESS용 각형 LFP 배터리 수주를 따내고 양산에 돌입할 채비를 갖추면서 경쟁사들이 긴장하고 있다.삼원계 배터리에 주력해온 삼성SDI가 LFP 배터리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데다,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유일하게 각형 폼팩터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맞물리며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향후 국내 ESS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1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 10일 미국 에너지 인프라 업체와 ESS용 각형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2조원 이상으로, 삼성SDI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미국 인디애나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납품할 예정이다. 지난해 ESS 시장 공략을 위해 LFP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지 1년 만에 본격적인 성과를 거둔 것이다.삼성SDI는 지난 3월 미국 최대 전력회사인 넥스트에라에너지와 약 4374억원 규모의 삼원계(NCA)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지만, LFP ESS 수주는 이번이 처음이다.국내 배터리 경쟁사들은 이번 수주를 두고 “올 게 왔다”는 분위기다. ESS 시장에서는 각형과 LFP 배터리 조합이 파우치형 대비 안전성과 내구성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파우치형 폼팩터에 LFP 소재를 적용한 배터리를 ESS용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
- ▲ LFP 배터리가 탑재된 ESS 제품 'SBB(Samsung Battery Box) 2.0.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지난 7월, 9월 미국 에너지사와 ESS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는데, 파우치형 LFP 배터리다. 반면 삼성SDI는 LFP 진출 시점은 상대적으로 늦었지만, 각형 폼팩터의 구조적 장점을 활용해 차별화된 ESS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각형 배터리는 파우치형 배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각종 안전장치 탑재가 가능하고 외부 충격에 강한 구조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한 셀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인접 셀로의 열 전이를 차단하기 용이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파우치형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디자인 유연성, 배터리 내부 압력 유지에 유리하다는 점이 강점이다.각형 배터리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S&P글로벌에 따르면 2025년 4월 기준 각형 배터리는 전체 배터리 수요의 72%를 차지하고 있으며, 파우치형은 20%, 원형은 8% 수준이다. 2030년에는 각형 비중이 74%로 확대되고, 파우치형은 17%, 원형은 9%로 전망된다.삼성SDI가 각형 LFP 배터리 라인업을 갖추면서 국내 ESS 수주전에서도 전략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SDI는 현재 진행 중인 약 1조원 규모의 2차 ESS 중앙계약 입찰에서는 NCA 배터리로 참여할 계획이지만, 향후 진행될 입찰에서는 각형 LFP 배터리를 앞세울 가능성이 크다. 삼성SDI는 국내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라인 확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실제 이번 2차 ESS 수주 입찰을 앞두고 경쟁사들 사이에서는 삼성SDI의 배터리 종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공급시점이 2027년부터라 삼성SDI가 충분히 LFP 각형 배터리로 승부수를 띄울 수 있을 것이란 예상 때문이었다. 배터리 3사 모두 국내 생산을 결정한 상황에서, 안전성이 수주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에서다.오익환 SNE리서치 부사장은 지난 10일 열린 ‘제4회 애널리스트 데이 2025’에서 “글로벌 ESS 시장에서는 파우치형보다 내구성이 뛰어난 각형 배터리에 대한 선호가 굳어지고 있다”며 “LFP ESS 배터리 시장에 먼저 진입한 LG에너지솔루션과 후발 주자인 SK온은 주력인 파우치형에서 각형으로 폼팩터를 다변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했다.경쟁사들도 각형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각형 배터리 개발 계획을 공식화했으며, 2027년까지 각형 ESS LFP 배터리를 개발하고 시범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분기 컨콜에서 “LFP 각형 양산 기술은 범용화된 기술로 현재 개발 중”이라며 “적층 기술과 고 로딩 전극을 적용해 에너지밀도 증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온 역시 미래기술원을 중심으로 전고체·LFP·각형 배터리 등 케미스트리와 폼팩터 다변화 연구에 나서며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업계에서는 삼성SDI의 각형 LFP 진출을 계기로 국내 배터리 3사 간 ESS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