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터리 국내 시장 안착 중BYD·CATL 배터리 써도 잘 팔려EV5, '국산차 = K-배터리' 공식 깨향후 中 배터리 기업과 협력 확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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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D 씨라이언7ⓒBYD코리아
'중국 배터리 전기차는 불안하다'는 한국인들의 인식이 빠르게 옅어지고 있다. 품질과 안정성 우려로 외면받던 중국산 배터리가 한국 시장에 어느새 안착하고 있다.중국 BYD 배터리를 탑재한 BYD 전기차의 예상 밖 흥행과 함께 국내에서 처음으로 CATL 배터리가 탑재된 기아 EV5는 지난달 출시 3주 만에 4800대가 계약됐다. 중국과 경쟁 중인 K-배터리사들은 '안방'마저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에 긴장하고 있다.24일 업계에 따르면 BYD는 9월 한 달 동안 씨라이언7을 825대 판매하며 한국 진출 이후 단일 차종 기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수입 승용차 시장 전체에서도 6위에 올랐다. 아토3(145대), 씰(50대)까지 포함하면 9월 판매량은 총 1020대, 올해 9월까지 누적 2957대를 기록했다.BYD는 완성차 기업이자 배터리 제조사다. 국내 판매 모델 모두 BYD의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외부 배터리사에 의존하지 않고 생산부터 공급까지 자체 조달이 가능한 수직계열화 구조다. BYD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기준 톱5 안에 드는 기업이기도 하다.BYD코리아 관계자는 "씰과 씨라이언7은 BYD만의 셀투바디(CTB) 기술이 탑재되 성능, 주행거리 등이 향상됐다"며 "배터리가 관통돼도 화재가 나지 않는 안전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한국에서 지난 3개월 연속 수입차 1위인 테슬라도 BYD의 주요 고객사다. 국내에 판매되는 일부 테슬라 모델에는 BYD 배터리가 탑재됐고,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이른바 '중국산' 테슬라임에도 높은 인기를 얻는 것은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불신이 점차 옅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
- ▲ 기아EV5ⓒ기아
'국산차=국산 배터리' 공식도 무너지고 있다. CATL의 NCM 배터리를 탑재한 기아 EV5는 계약 물량 4000여대의 인도가 시작돼, 9월 한 달 동안 272대가 판매됐다. 한국에서 생산·판매되는 전기차 모델 중 CATL 배터리가 탑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텃밭에 중국산 배터리가 진입한 셈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EV5의 CATL 배터리 채택은 전략적 결정"이라고 했다.CATL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로, BYD와 함께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양사의 합산 글로벌 점유율(중국 제외)은 올해 1~8월 기준 36.9%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K-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38.3%다. 중국과 한국의 점유율 격차는 매년 좁혀지면서 1.4포인트까지 줄었다.이처럼 중국 배터리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현대차가 2010년 첫 전기차 '블루온'을 개발한 이후 10년 넘게 이어온 국내 배터리사와의 '동맹'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특히 CATL의 NCM 배터리 탑재는 기존에 한국 배터리사들이 강점으로 내세워 온 기술 영역을 직접 침범한 셈이라 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배터리사들이 그간 LFP배터리에 강점을 가져왔지만 CATL은 NCM 배터리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통해 국내 배터리사를 추격하고 있다.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3사는 모두 한국 내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술력과 제조 역량은 글로벌 최고 수준"이라며 "그럼에도 완성차사와 중국 배터리사 간 협력이 이어지는 것은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배터리사들은 경각심을 갖고 원가 경쟁력과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덧붙였다.BYD코리아는 소형 전기차 돌핀 출시도 예고했다. 돌핀 역시 BYD의 LFP배터리가 탑재된다. 업계는 현대기아차가 중국 배터리사들과의 협력을 점차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인식이 바뀌면 완성차사의 배터리 선택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