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3분기 美 보조금 빼고도 호실적 기록SDI, 3300억 대 적자 … 중대형 전지 부진 영향SK온도 적자 전환 전망 … 향후 ESS 실적 중요
  • ▲ 삼성SDI 기흥사업장. ⓒ삼성SDI
    ▲ 삼성SDI 기흥사업장. ⓒ삼성SDI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올해 3분기 실적을 차례로 발표하는 가운데 실적 방어에 성공한 LG에너지솔루션과 달리 삼성SDI와 SK온은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고객사 재고조정, 상대적으로 낮은 에너지저장장치(ESS) 비중 탓에 수익성 회복이 더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7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013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4.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평균인 5145억 원을 15% 이상 웃도는 수치로, 전기차 시장 침체 속에서도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ESS 수요 증가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 종료에 따른 북미 전기차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북미 ESS 생산 확대 등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테슬라의 원통형 배터리에 쓰이는 소형 전지 부문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주요 전기차 제조 업체들의 보수적 운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북미 ESS 수요가 양호한 만큼 미국 현지 생산 역량을 가진 LG에너지솔루션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중대형 자동차 부문이 부진했으나 소형전지와 ESS 부문에서 선방해 잠정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했다"라며 "ESS 미시간 공장의 신규 라인 가동 상승에 따른 이익률이 개선됐다"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SDI, SK온 등은 수익성 악화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3분기 3392억 원의 손실을 내며 전년(1196억 원 흑자) 대비 적자 전환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8.2% 줄어든 3조2198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로써 삼성SDI의 영업 적자는 4개 분기 연속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SDI는 배터리 수요 둔화, 관세 영향 등의 영향으로부터 좀처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3분기 자동차 중대형 전지의 경우 유럽 고객사를 중심으로 판매량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삼성SDI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을 건설 중인 스텔란티스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점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양사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스타플러스 에너지'를 설립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다만 업계는 해당 공장이 오는 4분기부터 ESS 현지 생산에 돌입하면서 삼성SDI의 수익성을 일부 개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 미국 SK배터리아메리카 공장 모습. ⓒSK온
    ▲ 미국 SK배터리아메리카 공장 모습. ⓒSK온
    SK온도 올해 3분기 1000억 원대의 적자를 볼 것으로 추정된다. KB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3분기 SK온의 영업손실을 1700억 원대로 전망하며 적자 폭이 전 분기보다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SK온 또한 미국 관세 여파로 현대차·기아의 판매가 둔화하면서 실적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포드와의 합작 배터리 공장인 블루오벌SK(BOSK) 초기 비용과 미국 전기차 보조금 축소 영향에 따른 실적 악화다.

    3분기까지 실적이 악화한 SK온 또한 ESS 사업을 확대해 수익 기반을 다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내년 하반기부터 미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SKBA) 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을 ESS 전용으로 전환·양산해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이들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자회사 SK온과 윤활유 사업을 영위하는 SK엔무브의 합병을 의결한 바 있다. 합병 의결일은 11월 1일이며, 합병 실적 반영 시점은 4분기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