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3분기 흑자 전환 전망글로벌 정제설비 공급 축소 영향국제유가·지정학적 불확실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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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이노베이션
정유업계 수익의 바로미터인 정제마진이 3분기 들어 손익분기점을 크게 웃도는 배럴당 9달러로 오르면서 업계는 하반기 실적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정유사들의 실적은 정제마진 하락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26일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의 3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에쓰오일의 3분기 영업이익은 2632억원을, 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 197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분기 대비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의 실적도 상반기 대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정제마진은 올해 1분기 3~4달러, 2분기 5~6달러에 이어 3분기 들어 상승세를 탔다. 정제마진은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를 뺀 이익을 의미하며, 통상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정제마진이 개선된 배경에는 글로벌 정제설비 공급 축소가 있다. 지난 4월 말에는 이베리아반도에서 정전이 발생해 하루 150만배럴의 정제설비가 일시 중단됐다. 유럽에서도 하루 40만배럴 규모의 설비가 중단 계획에 있다. 여기에 계절성 특수성인, 여름 성수기 드라이빙 시즌으로 휘발유 수요가 증가하며 수익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지면서 3분기 실적은 큰 폭으로 반등할 것”이라며 “증설 규모가 수요 증가량을 밑돌아 석유제품의 중장기 공급 부담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앞서 국내 주요 정유 4사들은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정유부분 SK에너지는 5916억원의 영업손실을, 에쓰오일과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는 각각 3655억원, 2102억원, 14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불안,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국제 정유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미국 주요 석유사들도 낮은 유가와 글로벌 경쟁 압력 속에서 대규모 인력 감축과 투자 축소를 단행하고 있다.글로벌 정유사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는 전 세계 직원 1만3000명 중 최대 25%, 약 3250명을 올해 말까지 감원할 계획이며, 셰브론(Chevron)도 2026년까지 최대 20%의 인력 감축을 진행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진행된 대규모 인수·합병과 확장으로 비용 부담이 증가한 가운데, 낮은 유가 등으로 석유사들의 수익성 회복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내년 국제유가가 40달러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 유가는 연말과 내년 초까지 하락할 것으로 EIA 등에서 전망하고 있다"며 "원유 도입 시점 대비 가격이 떨어지면 재고평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관세 협상 등 불확실성도 여전히 남아 있어 글로벌 경기나 수요 회복도 뚜렷한 신호는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동절기에는 난방유 수요와 같은 계절적 요인이 있어 일부 수요 개선에 따른 실적 개선 가능성은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