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원 놓고 등락 거듭… 안정성 '흔들'외환 불안 全 산업 파급, 물가 폭등까지전망도 대응도 어려워… 외환당국 '비상'
  •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달러 강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1300원에 진입한 원/달러 환율이 135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1300.7원에 거래를 시작하며 전날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 했으나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이 나오며 하락 전환했다. 당초 전날 밤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다소 떨어지지 않을까 했던 기대는 깨졌다.

    이후 원/달러 환율은 장중 고점과 저점을 확인하며 1300원 선을 놓고 치열한 등락을 거듭했다. 그동안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한 뒤 상단이 어디까지 열릴지 모른다는 시장의 우려가 무색할 정도였다.

    외환시장 불안은 산업·금융 전 생태계에 파급을 미치고 있다. 수입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며 물가 상승도 부채질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대비 9.2% 뛰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환율과 수입물가 상승은 향후 소비자물가로 이어진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4%로 13년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통상 환율이 상승하면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수출기업에는 유리하게 반영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원자재가격 상승세도 가팔라 '환율 특수'를 상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6조3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을 세울 계획인데, 환율 상승으로 자금조달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달러 강세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고, 이에 대응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데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을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 기준금리 전망치를 보여주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6월에 이어 7월까지 2연속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96.9%로 전망한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350원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 1300원대 시기는 IMF, 닷컴버블, 금융위기 밖에 없다"면서도 "부담스러운 숫자지만, 지금은 원화를 강세로 이끌만한 요인이 없다"고 진단했다. 전 연구원은 "한국은행도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나 이를 단행하더라도 원화 강세를 이끌지는 못할 것"이라며 "현재는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더 높아 하반기 환율 상단은 135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