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까까 생산량 유지… 9월 증산 논의도 없어경기침체 우려 속 공급불안 심화러시아 제재 지속… 생산 차질 변수 발생시 가격 급등 불가피
  • ▲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OPEC 본부 ⓒ연합뉴스
    ▲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OPEC 본부 ⓒ연합뉴스

    국제유가가 전 세계적으로 폭등하며 산유국들에 대한 증산 압박이 거세졌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했다. 경기침체 우려가 공급 불안 우려를 압도해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OPEC+는 정례회의에서 8월 원유 증산량을 일일 64 8000배럴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OPEC+는 지난달 초 회의에서 7월과 8월 생산량을 월 432000배럴 증산하려던 기존 계획보다 50% 많은 648000배럴로 늘린 바 있다. 국제사회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등으로 인한 공급 부족을 우려해 OPEC+ 국가들의 증산을 요구한 결과다

    미국은 지난 3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하고 EU 5월 해상으로 수입되는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에 금수 조치를 취했다.

    회원국들은 이날 9월 이후 증산 정책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 8 3일로 예정된 다음 회의에서 논의가 유력하다.

    OPEC+가 석유 증산 규모를 기존 계획대로 유지한 까닭은 경기침체 우려가 공급불안 우려보다 크기 때문이다.

    각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자 원유 수요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프라이스퓨처스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최근 CNBC에서 "투자자들이 테이블에서 돈을 빼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기침체론에도 에너지 공급난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서방의 강화된 대러 제재 및 일부 산유국의 원유 생산차질로 인한 공급 부족 우려 때문이다.

    G7 정상들은 지난달 열린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산 원유에 가격상한제를 적용하는 등 제재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가격 상한을 통해 러시아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한 이익을 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조치다.

    이에 나타샤 카네바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지난 2(현지시간)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맞서 원유 감산으로 보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카네바 대표는 "러시아는 자국의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고도 하루 최대 50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38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가 하루 300만 배럴씩 감산할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90달러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는 세계 2위 원유 수출국으로, 우리나라도 원유의 5%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산유국인 에콰도르와 리비아의 원유 생산차질도 문제다.

    에콰도르는 반정부 시위대의 도로 봉쇄로 인해 석유 생산이 50% 이상 감소했다

    리비아에서는 시위대의 석유 생산 방해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위로 주요 유전도 폐쇄되면서 120만 배럴이던 리비아의 하루 원유생산량은 10만 배럴로 떨어졌다. 원유 수출의 70%를 담당했던 항구까지 폐쇄되면서 국제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달 사우디아라비아에 방문, 석유 공급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