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상추, 시금치 123% ↑… 채소값 대폭 상승식당 상인 "가격 올리면 손님 안올까 두려워"손님들 "식당가기 무서워 도시락 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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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식자재 뿐만 아니라 식당 매트 청소해주는 청소부 인건비도 올랐어요. 상추 가격이 예전에는 한 박스 3만원 정도 했는데 지금은 10만원입니다."6일 오후 서울 관악구에서 고깃집을 하는 상인 A씨는 치솟는 물가에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안 오른 게 없다"면서 "식자재 가격이 두배로 뛰어 끝내 식사 메뉴 가격을 올리거나, 올려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구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상인 B씨 역시 원가가 오른 만큼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손님이 떨어져 나갈까봐 결정을 못하고 있다.
B씨는 "한달간 내부 리모델링하고 다시 가게를 열었다"며 "식자재 납품가가 두배나 올라 금액을 올릴지 말지 고민 중인 상황이지만 다시 연 지가 얼마 안 돼 생각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 올랐다. 가공식품 물가는 7.9% 뛰었고 농축수산물도 4.8% 올랐다. 외식 물가도 8% 올라 지난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지속되고 코로나19 이후 개인서비스에 대한 수요 회복 등이 맞물리면서 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올해 가뭄 영향과 농지면적 감소 등에 따라 일부 농산물의 생산량이 줄어들어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상승 폭이 커졌다.
실제 aT가 제공하는 농산물유통정보(KAMIS) 데이터에 따르면 7일 청상추 4㎏의 가격은 8만1760원으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68.7%가 올랐다. 시금치 4㎏ 가격도 2만6300원에서 6만5700원으로 100.5%가 뛰었다. 애호박과 얼갈이배추 가격 역시 각각 33.8%, 76.9% 상승했다. -
식당을 이용하는 손님들도 주머니 사정이 녹녹치 않다. 밥을 주로 밖에서 먹어야하는 직장인들은 집에서 도시락을 싸서 먹거나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있다.외식비 때문에 주로 구내식당을 이용한다는 정모(29)씨는 "어느순간부터 외식값이 너무 많이 들어 바깥 식당은 잘 찾지 않는다"며 "구내식당은 3500원으로 저렴해 자주 먹고 있다"고 말했다.또 다른 직장인 이모(28)씨는 "직장에 갈때 시간을 내서 도시락을 싸서 가거나 편의점 도시락으로 대체할 때가 많다"며 "조금 더 챙겨 먹으려고 식당에 가면 1만원을 안 넘기는 선에선 딱히 먹을 게 없다"고 말했다.외식비뿐만 아니라 배달비와 마트 식자재도 올라 장보기 두렵다는 말도 나왔다.
직장인 김모(30)씨는 "외식물가와 함께 배달비도 올라 집에서 소소하게 시켜먹던 배달은 끊은 지 오래다"라며 "외식뿐 아니라 식자재 가격도 많이 올라 마트에서 사는 것도 부담이 커져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