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습도와 폭염, 폭우까지 내렸지만 인산인해 무더위에도 치킨과 맥주 조합에 해저물며 속속 합류대규모 공연으로 열기 고조… 향후 맥주축제 줄줄이 예정
  • 대구 치맥패스티벌에서 진행되는 'Cass EDM Party'의 모습.
    ▲ 대구 치맥패스티벌에서 진행되는 'Cass EDM Party'의 모습.
    대구광역시를 부르는 많은 명칭 중에서 여름을 대표하는 단어는 단연 ‘대프리카’다. 아프리카 사람들도 혀를 내두르고 간다는 대구의 뜨거운 여름은 최근 장마를 맞아 불쾌지수를 더욱 높이고 있다.

    하지만 그 조차도 3년 만에 돌아온 ‘2022 대구 치맥 페스티벌’을 향한 열기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더우면 어떠하리. 치킨과 맥주, 음악이 있는데. 지난 8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열린 ‘치맥 페스티벌’을 직접 찾아봤다. 

    이날 대구의 찌푸둥한 하늘은 간헐적으로 비를 뿌려댔고 습식한증막 같은 끈적끈적함이 불쾌감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이런 날 실외에서 열리는 ‘치맥 페스티벌’에 과연 사람들이 모일까하는 불안감이 든 것도 무리가 아니다. 행사가 열린 두류공원 곳곳에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물을 뿌리는 쿨링포그를 설치했음에도 워낙 높은 습도 탓에 표정이 절로 찌푸려졌다.

    행사 시작을 한시간 앞둔 오후 4시부터는 동남아 지역의 ‘스콜(squall)’을 연상케하는 폭우가 내리기도 했다. 행사장 대부분은 지붕이 없는 야외에서 진행된다. 이 행사 괜찮을까. 
  • 행사 시작 30분 전까지만해도 폭우로 인해 인적이 많지 않았다.
    ▲ 행사 시작 30분 전까지만해도 폭우로 인해 인적이 많지 않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높은 습도와 더위, 불쾌지수와 폭우. 이런 것은 ‘치맥 패스티벌’에 대한 열정에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밀려드는 인파는 3년만에 돌아온 ‘치맥 패스티벌’에 대한 기대와 반가움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재미있는 것은 직장인들로 보이는 인파 외에도 부채를 들고 나오신 노년, 중장년층도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행사 관계자는 “어르신들의 방문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행사가 본격화되면서 두류공원 곳곳에 준비된 행사장 중 가장 큰 규모인 두류야구장의 ‘프리미엄 치맥클럽’에는 자리를 찾지 못해 야구장 객석에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들에게 습도나 더위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행사장 곳곳에 설치된 매장에서 시원한 맥주를 판매하고 있었으니까.

    이번 행사를 위해 서울에서 왔다는 한 부부는 “그래도 생각보다는 시원한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다행스럽게 행사가 시작할 때 즈음 비는 그쳤고 치킨 냄새가 곳곳에서 식욕을 자극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교촌치킨을 비롯해 갓튀긴후라이드, 바른치킨, 아라치, 치맥킹 등 전국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대거 참여했다.

    교촌치킨은 오는 14일 출시 예정인 ‘블랙시크릿’을 행사장에서 먼저 선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무더위 속 차가운 맥주가 주는 만족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오비맥주도 ‘프리미엄 치맥클럽’에 대형 부스를 설치하고 생맥주와 캔맥주를 판매했다. 땀과 비로 흠뻑 젖은 저녁 무렵, 따뜻한 치킨과 시원한 맥주에 대한 선호는 두 말할 것 없다. 여기에 진짜 감초는 오후 6시부터 시작된 공연이었다.

    EDM 라이브부터 레크레이션으로 시작된 이날 공연은 오후 8시부터는 ‘Cass EDM Party’, ‘Cass Day’ 행사로 각각 DJ TEZZ, 라드 뮤지엄(RAD MUSEUM), 태버(TABBER), 릴보이(LILBOI) 등의 유명 가수들이 공연이 시작됐고 행사 열기는 더욱 뜨겁게 고조됐다. 

    이날 무대 앞에서 공연에 맞춰 환호성을 지르던 20대 커플은 덥지 않냐는 질문에 “맥주가 있잖아요”라고 외쳤다.  
  • 대구 치맥 페스티벌에서 가장 넓은 공간인 두류야구장에 설치된 '프리미엄 치맥클럽'
    ▲ 대구 치맥 페스티벌에서 가장 넓은 공간인 두류야구장에 설치된 '프리미엄 치맥클럽'
    이들 대부분은 아침부터 이어진 소나기와 무더위에 곤욕을 치렀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페스티벌’이라는 단어에는 두근거리는 에너지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3년간 사라졌던 이 ‘치맥 페스티벌’은 기존에 찾지 않았던 사람들까지 오랜 기간 갈망했던 것 같은 느낌까지 준다. 이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전국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축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주류업계는 3년만에 ‘일상 회복’을 맞아 일제히 지역 축제에 나서는 중이다. 오비맥주는 ‘치맥 페스티벌’ 외에도 EMD 워터축제 ‘S20 송크란 뮤직 페스티벌’을 10일까지 진행하고 하이트진로는 오는 8월 ‘전주 가맥축제’와 ‘송도 맥주축제’를, 9월에는 ‘해운대 센텀맥주축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3년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갈증이 쌓였다면 아직 가볼만한 곳은 많다. 맥주만 시원하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