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총재 만나 "협력 증진"과거 여러국과 동시체결… 단독 체결 쉽지 않아한국 금융불안국으로 비춰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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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간 협력을 논의하고 증진할 수 있게돼 영광이다. 앞으로 이런 관계 증진을 희망한다."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19일 오후 한국은행 본관을 찾아 이창용 한은 총재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이렇게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한은 총재가 미 재무장관을 만난 것은 2016년 이주열 전 총재와 제이컵 루 전 장관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Fed 의장 출신, 옐런의 입 주목회담 주요 의제는 세계 경제 상황이나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통화스와프가 지금껏 경제 위기 상황 때마다 일종의 '안전판'으로 등판해왔기 때문이다. 통화스와프는 두 국가가 환율에 따라 필요한 만큼 돈을 교환한 뒤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최초 계약시점에 합의한 환율로 재교환하는 '외환 마이너스 통장'이다.앞서 우리나라는 두 차례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맺었다.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300억달러 규모로 처음 체결한 데 이어 2020년에는 코로나19 대응 차원서 협정을 맺고 지난해말 일몰됐다.특히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긴밀히 협의키로 하면서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당시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기자간담회서 "금융시장의 경우 외환시장에 충격이 올 때 양국이 도울 수 있는 문제를 협의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옐런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 총재 등과 연쇄 회동을 갖는 점도 양국 간 통화정책 논의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통화스와프 체결의 주 업무 부처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이지만 앞서 연준 의장을 지낸 옐런 장관의 이력 등을 고려하면 당장 결론을 짓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논의해볼 만한 사안이라는 평가다.◆ 외국인 SELL KOREA… 160억달러 달해최근 원/달러 환율이 1350원을 넘보는 등 외환시장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선 한미 간 상시 통화스와프를 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 경제계를 가리지 않고 잇따르고 있다.올 들어 한국 증시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이 160억달러에 달하는데 이는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 대만, 인도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규모다.달러 가치가 빠르게 오르면서 한미 간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 전에 자본유출이 진행되는 셈이다.외환당국은 원/달러 환율 방어를 위해 지난 넉달간 234억9000만 달러를 매도했다. 이에 현재 외환보유고는 4383억달러에 그친다.다만 일각에서는 과거 두 차례의 통화스와프가 한국만 체결한 게 아니라 호주, 멕시코, 싱가포르 등 신흥국과 동시에 체결한 다자 협의 성격이었던 만큼 한미 양국 간의 단독 통화스와프 체결은 쉽지 않다는 관측도 뒤따른다.동시에 한국만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경우 한국이 금융불안이 큰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미 통화스와프는 금액적인 규모보다 시장 안정 차원서 대두되고 있는 측면이 크다"면서 "당장 결론을 기대하기 어렵더라도 양측이 충분한 시그널을 주고 받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