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청산 가능성 커지자 … "관건은 '시점'"'1억원' 상향 예금자보호법 개정안, 연내 시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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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G손해보험이 청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124만 가입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응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

    청산이 현실화될 경우 MG손보 가입자는 예금자보호 대상에 포함되는 만큼, 연내 예금보호 한도 상향 시점이 피해 규모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 '재매각 추진' 의사에도 … 당국 "법과 원치 따른 처리"

    2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MG손보 매각과 관련해 업계에선 청산 가능성이 계속해서 언급되고 있는 분위기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전날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기본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보험계약자의 보호, 금융시장 안정 원칙을 갖고 가장 부합되는 바람직한 안을 통해 짚어보고 있다"며 "늦지 않은 시간 안에 처리 방안을 발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도 전날 메리츠금융지주 주주총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MG 손보 재검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보험업계에선 당국이 결국 청산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란 해석이 잇따랐다.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 다음 타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현저히 작은 만큼 결국 청산 절차를 열어놓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MG손보 노조는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한 지 나흘 만인 지난 17일 '정상 매각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당국에 제안했다.

    그간 '100% 고용승계' 등을 빌미로 '반대'로 일관한 노조에 비난의 눈초리가 일제히 향하자 유화책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당국이 약 열흘 만에 '법과 원칙에 따른 처리'라는 반응을 내놓으면서 노조의 재협상 제스처가 뒤늦었다는 반응이 업계에서 잇따랐다.

    다만 노조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섣부른 해석은 지양하고 당국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노조가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며 재매각 추진 의사를 거듭 밝혔다. 당국 관계자도 확대해석은 지양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 ▲ 지난 2월 서울 중구 청계천로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메리츠화재 우선협상대상자 즉각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MG손보 노조.ⓒ뉴데일리DB
    ▲ 지난 2월 서울 중구 청계천로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메리츠화재 우선협상대상자 즉각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MG손보 노조.ⓒ뉴데일리DB
    ◇"소비자 피해 최소화 강구해야" … 관건은 보호한도액 상향 시점

    MG손보가 결국 청산 절차에 돌입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소비자 피해 최소화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03년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리젠트화재보험의 경우 당국이 예금자보호 등 조치로서 5개 보험사의 계약이전을 결정했지만, 현재는 이와 같은 강제성을 띈 계약이전은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해약환급금 지급액이 가입자 피해 규모를 가를 것이라는 현실적인 논의가 거론되면서 '시점'이 관건이라는 견해가 제기된다.

    연내 시행 예정인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에 따라 예금자보호 한도액은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된다. 하지만 구체적인 시행시기는 올해 안에 당국이 결정하게 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124만 소비자를 생각했을 때는 다음 인수자가 나타나 매각 절차를 다시 밟는 것"이라면서도 "올해 예금자보호 한도액이 1억원으로 상향되는 만큼, 한도 상향 이전 청산 결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당한 인수자를 물색하는 노력을 더 기울이거나 당국에서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보장성 보험 계약은 MG손보가 청산되면 소멸될 수 있으며, 같은 조건으로 다른 보험사에 재가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청산이 결정되면 소비자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MG손보 영업가족협의회 소속 설계사 200여명은 당국에 재매각 추진을 촉구했다.

    설계사들은 지난 25 예금보험공사와 금융위원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노조에 대해 "600명 직원 살리고자 124만 계약자 및 영업가족을 볼모삼은 노조위원장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면서 "124만 고객이 볼모가 되지않도록 하루 빨리 매각 공지해 인수대상자가 선정되길 간곡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성공적 매각을 위해 MG 손보 전속 영업가족들은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을 이 자리에서 결의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