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괴롭힘, 차별 보상, 임금 인상 등 내홍 격화주가 연초 대비 30% 이상 급락미국발 금융위기 등 대내외 악재 속 성장동력 상실 우려
  • ▲ 왼쪽부터 최수연 네이버 대표, 남궁훈 카카오 대표 ⓒ각사
    ▲ 왼쪽부터 최수연 네이버 대표, 남궁훈 카카오 대표 ⓒ각사
    네이버 카카오가 내홍으로 골머리를 앓으며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국내 IT 업계를 대표하는 두 기업이 끊임없는 내부 갈등으로 성장 동력을 상실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네이버와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직장내 괴롭힘, 차별적 보상, 임금 인상 등 다양한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5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데 이어, 재단 해피빈에서도 해당 이슈로 직원들의 퇴사 문제가 발생했다. 회사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 불구하고, 성과급이 낮게 책정된 데 따른 직원들의 불만도 불거졌다. 

    최근에는 네이버 노조가 계열사 5곳(NTS·NIT·컴파트너스·그린웹서비스·인컴즈)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들어갔다. 노조 측은 사측에 계열사 직원 임금 10% 인상, 매월 15만원의 복지포인트 지급, 직장 내 괴롭힘 전담 기구 설치, 조직문화 진단 및 리더십 교육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카카오 역시 지난해 2월 블라인드에 직원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올라오면서 논란을 빚었다. 이와 함께 선별적 복지제도와 모호한 성과 책정으로 직원들의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올 초에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의 '먹튀' 논란 등 경영진들의 도덕적해이가 수면위로 드러났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둘러싼 카카오 노조의 강도 높은 반대 움직임도 벌어진 상태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내부 문제가 끊임없이 터져 나오면서 실적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네이버(24만 6500원)와 카카오(7만 3300원) 주가는 연초 대비 30% 넘게 급락한 상태다. 양사의 합산 시가총액 역시 40조원 넘게 증발했다.

    올해 2분기 실적도 전망이 어둡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3420억원, 178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91%, 9.96% 늘어날 전망이다. 수치로는 상승이지만,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이익 증가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새로운 리더십(최수연, 남궁훈 대표)을 구축했음에 불구하고, 조직 내 갈등이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 점을 경고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내부 갈등 장기화가 장기화될 경우 실적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증권가 관계자는 "네이버 카카오의 목표주가가 하향세로 조정되고 있다"며 "회사의 성장 동력인 직원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