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1000억원대 확대…전용조사선 건조바이오플라스틱·진통마취제 등 고부가창출4개권역별 클러스터 조성…신성장전략 발표
  • ▲ 해양바이오 산업 활용 예시.ⓒ해수부
    ▲ 해양바이오 산업 활용 예시.ⓒ해수부
    정부가 오는 2027년까지 해양바이오산업을 1조2000억원 규모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

    해양수산부는 28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을 열고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해양바이오산업 신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해양바이오산업은 해양생물에서 바이오소재를 개발해 식량·에너지·의료·산업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한다. 현재 세계시장은 7조원 규모다. 2027년에는 11조원쯤으로 1.6배 확대될 전망이다. 스페인 기업 파마마는 멍게로부터 항암소재를 개발해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시장을 선점하려고 국가 전략계획을 세우고 투자를 확대하는 중이다.

    우리나라는 후발주자에 속한다. 기술수준은 선두권인 미국의 75% 수준에 그친다. 해양바이오분야에 진출한 기업 대부분이 영세하다 보니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지 못하고, 관련 인프라와 전문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해수부는 윤석열 정부 임기가 끝나는 2027년까지 국내시장을 1조2000억원 규모로 키우고 관련 일자리도 1만3000개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보다 시장은 2배, 고용은 3배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 ▲ 해양바이오 수소 실증 플랜트.ⓒ해수부
    ▲ 해양바이오 수소 실증 플랜트.ⓒ해수부
    먼저 기초소재와 핵심기술 확보에 나선다. 현재 해양바이오 소재의 국산화율은 30% 수준에 불과하다. 깊은 바다 밑 해양생명자원 등으로부터 기초소재를 확보하는 데 힘을 쓸 계획이다. 해양생명자원 4000여종에 대해 항암·항균 등 유용소재를 확보하고,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운영하는 해양바이오 뱅크를 통해 민간기업에 바이오소재를 제공한다. 2027년까지 산업적 가치가 높은 해양생물 500여종의 유전체 분석을 완료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렇게 확보한 바이오소재는 대량생산과 표준화 등을 통해 상업화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생명시스템을 인공적으로 설계·제작하는 합성생물학 기반의 연구를 확대한다. 기업과 손잡고 합성생물학 모든 과정을 자동화·표준화하는 바이오 파운드리도 도입한다.

    연간 150만t이 폐기물로 버려지는 굴·바지락 껍데기 등 수산부산물을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 등에 바이오소재로 활용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해수부는 2027년까지 5만t 이상을 자원화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주요국은 해양바이오 소재로 의약품 등을 만드는 레드바이오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 해수부도 주로 건강기능식품에 쓰이는 해양바이오 소재를 환경·의약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확대하기 위해 융복합 연구·개발(R&D)을 확대할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연어·송어의 정소로부터 조직재생활성물질인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이토트)을 추출해 관절치료에 활용하고 있고, 홍합 단백질을 이용해 피부 등 생체조직을 접합하는 제품도 상용화 단계에 있다는 게 해수부 설명이다. 특히 2018년 남해 연안에서 발견한 미세조류(Centrodinium punctatum)의 경우 복어독보다 강한 신경독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미세조류 독소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진통제·마취제 등 의약품 소재로 개발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관련 시장 규모를 22조원쯤으로 추산한다.

    그린바이오 분야에선 유해 적조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유용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을 개발하고, 양식장 등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유해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도 만들 생각이다.

    화이트바이오 분야에선 괭생이모자반 등 버려지는 해조류를 원료로 2026년까지 바이오 플라스틱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 ▲ 국내 해양바이오 시장 매출액과 고용현황.ⓒ해수부
    ▲ 국내 해양바이오 시장 매출액과 고용현황.ⓒ해수부
    선순환 산업생태계 조성에도 박차를 가한다. R&D 투자 규모를 현재 630억원에서 5년 뒤 1000억원 수준으로 늘린다. 민관 공동펀드도 조성한다. 2019년 시작해 현재 4개로 구성된 바이오뱅크도 2025년까지 화장품·항생제·대사질환 등 3개 분야를 추가한다. 해양바이오 데이터센터도 구축해 바이오소재에 대한 기업 접근성도 높인다. 기업이 첨단 바이오장비를 공동 활용하는 스마트 해양바이오 플랫폼도 내년까지 구축한다.

    권역별 거점 클러스터도 조성한다. △중부권(서천·충남) △서남해권(완도·전남) △동해권(포항·경북) △남해권(부산·제주)으로 나눠 산업소재, 해조류, 의료·헬스, 기초소재 대량생산 등으로 특성화한다.

    바이오소재 발굴에 꼭 필요한 전용조사선도 건조한다. 이를 통해 자원확보량을 5년 뒤 선진국 수준인 2만3000여종으로 확대한다.

    끝으로 규제 혁신에도 착수한다. 산업계·연구기관이 참여하는 규제개선TF를 구성·운영한다. 해양바이오 전문인력의 교육을 전담하는 인력양성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이번 대책을 통해 해양바이오 산업이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