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예산 1500억까지 증액…디지털육종기술 등 개발인공참치 등 고부가가치 대체 수산물 선뵐 계획"신소재·연료外 식품분야 유전자 조작 신중해야"남해권-바이오소재 공급기지 등 해역별 특화거점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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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해양바이오산업을 활성화해 오는 2030년까지 1조2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창출하겠다고 청사진을 내놨다. 연구·개발(R&D)을 통해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좁히고 소재 수입의존도를 절반 수준까지 낮춘다는 목표를 제시했다.다만 일각에선 우수 종자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유전자 조작이나 변형이 이뤄질 경우 소비자 반발을 살 수 있는 만큼 대체 수산물 생산 등 식품분야에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한다.해양수산부는 14일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세계 해양바이오시장 선점 전략을 보고했다. 현재 세계 33만여 종의 해양생물 중 1%쯤만 바이오 소재로 이용되고 있어 앞으로 해양생물을 통한 바이오 신소재 개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전략적인 R&D를 통해 사업화를 지원한다는 내용이다.해수부는 우선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해양바이오뱅크를 통해 해양생물이 갖는 항암 등 주요 효능 정보를 등급화해 제공하기로 했다. 업계 수요가 높은 핵심소재는 대량생산기술을 개발해 원재료 수입의존도를 현행 70%에서 2030년 50%까지 낮춘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창업기업의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하고 해양바이오 특화교육을 받은 전문인력을 매년 500명 이상 배출한다는 구상이다.또한 해역별로 해양바이오 특성화거점을 조성한다. △서해권은 해양생물자원관과 2023년 준공 예정인 해양바이오 산업화 인큐베이터를 중심으로 사업화 거점으로 육성한다. 인천항 배후부지에는 특화단지를 만들어 기업에 장기 임대한다. △남해권은 국내 최대 해조류 생산지인 점을 활용해 바이오 소재 공급기지로 개발한다. △동해권은 기존 연구 인프라와 연계해 연구거점으로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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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예산은 매년 50억원을 증액해 2030년 15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한다. 한국바이오협회·해양바이오학회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R&D 기획단계부터 기업 등 수요자를 적극적으로 참여시킬 방침이다.해수부는 해양바이오 R&D를 통해 해양환경 개선에도 이바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존 화학제품을 대체하는 신소재나 해조류를 활용한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어구 등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아울러 수산업의 고부가가치화도 추진한다. 양식생물의 유전체 정보 등을 데이터화해 우수 종자를 생산할 수 있는 디지털육종기술을 개발하고, 인공 참치 같은 대체 수산물과 3D 푸드 프린팅을 활용한 맞춤형 수산식품도 생산한다.해수부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해조류와 식물 단백질 등으로 인공 새우나 식물성 참치캔 등을 생산하고 있다"며 "국내는 완전 초기단계여서 아직 경제성을 분석한 자료 등은 없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산자원 고갈 등에 대응해 R&D를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선 수산식품에 대한 유전자 조작 가능성과 관련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자원분야 한 전문가는 "동물은 윤리적으로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 유전자 조작이 어렵지만, 해조류 등 식물은 상대적으로 옥수수 같은 육상식물의 유전자 조작이 이미 많이 이뤄져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소비자 감성을 무시할 순 없다. 자연식품이 아닌 것에 대한 거부 반응이 심할 수 있다. 소비가 막히면 산업화가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는 "해양 신소재를 바이오 연료로 쓸 경우 특정 물질을 더 많이 함유하도록 유전자 조작·변형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제성을 맞추기 어렵다"면서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구태여 식품까지 유전자 조작 등의 R&D를 추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