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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헛물만 켠 ‘의무휴업 폐지’…“장벽만 확인했다”

국민제안 투표 1위 차지했지만…정부, 사실상 백지화규제 완화는커녕 반발 목소리만 재확인, 노조-상인 반대의무휴업 불편해하는 국민 목소리 확인했다는 기대감도

입력 2022-08-02 11:13 | 수정 2022-08-02 11:15

▲ 국민제안 투표 결과. 대형마틔 의무휴업 폐지가 1위로 올랐다. ⓒ국민제안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쉽습니다.”

대형마트의 분위기가 침울하다. 열흘간 진행된 정부의 국민제안 투표에서 ‘의무휴업 폐지’가 1위를 차지했지만 정부가 당초 계획했던 우수 제안으로 선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수의 어뷰징(부정 투표)이 확인되면서 국민제안 투표는 사실상 백지화됐다. 

국민투표에 따른 규제 완화를 기대하던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논란만 낳고 소득은 없게 됐다. 국민제안 투표의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이마트, 롯데쇼핑 등의 주가도 그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내려앉은 상황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규제완화 기대감을 안고 급등했던 대형마트의 분위기는 빠르게 가라앉는 중이다. 12년만에 ‘의무휴업 폐지’를 기대했지만 정부가 다수의 어뷰징을 이유로 국민제안 투표를 백지화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1일 시작된 국민제안 투표에서 ‘의무휴업 폐지’는 줄곧 1순위를 지켜온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대통령실은 국민제안의 10개 정책 중 상위 3개의 정책을 우선적으로 정책에 반영하기로 한 바 있었다. 지난 1일까지만 하더라도 대형마트의 분위기는 고조됐다. 투표가 종료된 지난달 31일 자정 기준 ‘의무휴업 폐지’는 총 57만7415표를 얻어 1순위를 지켜냈다. 규제 완화가 정부의 정책 목표로 반영되는 것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문제는 지난 1일 대통령실에서 다수의 어뷰징을 확인했다는 이유로 상위 3개의 정책을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는 점이다. 관련 제안들을 중장기 차원에서 논의키로 하면서 국정 반영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대통령실은 “1∼3위를 뽑는다는 것은 국민 의견이 이런 게 많았다고 (정부에) 참고적으로 주는 것”이라며 “정책의 주요 결정 과정은 다시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던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한 순간에 ‘닭 쫓던 개가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됐다. 오히려 국민제안 해프닝으로 인해 규제 완화에 대한 높은 장벽만 확인했다는 자조도 나온다.

이번 국민제안 과정에서 대형마트 노동조합 등 노동계는 일제히 반대집회를 열면서 규제 완화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고 골목 슈퍼마켓, 전통시장 등의 상인들도 앞다퉈 반발하면서 조직적 투쟁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정부의 설익은 국민제안 투표가 오히려 반대 목소리에 불만 지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의무휴업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야만 하는데, 이는 국회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는 뜻”이라며 “정부의 의지만으로 규제 폐기가 힘들었던 상황에서 소상공인, 노동계의 반발이 다시 터져나오면서 높은 장벽만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 전반의 ‘의무휴업 폐지’에 대한 열망을 확인한 것만으로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번 국민제안 투표로 인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을 불편하게 느끼는 국민여론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투표 결과가 아니더라도 전반적인 여론이 많이 바뀐 부분을 체감할 수 있었던 만큼 정부와 국회의 좋은 결정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국민제안 투표 시작과 함께 급등했던 이마트, 롯데쇼핑의 주가는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여지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마트의 주가는 지난 1일 전일 대비 5.75% 하락한 것에 이어 이날도 2.35% 하락한 10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고 롯데쇼핑은 지난 1일 1.57% 하락한 것에 이어 2일도 1.28% 하락한 9만2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강필성 기자 feel@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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