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으로 올해 임단협도 난항노조, 파업권 획득. 시기 및 방법 고심하반기 철강업황 악화 우려도 악재
  • ▲ 현대제철 노조가 사장실을 점거한 지 100일이 지났다. ⓒ뉴데일리DB
    ▲ 현대제철 노조가 사장실을 점거한 지 100일이 지났다. ⓒ뉴데일리DB
    현대제철 노조가 특별격려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사장실을 점거한 지 100일이 지났다. 하반기 철강 업황 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노조의 파업 가능성마저 점쳐지면서 현대제철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5월2일부터 충남 당진제철소에 있는 사장실을 점거해 이날로 100일째를 맞았다. 안동일 사장은 현재까지 당진제철소로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노사는 특별격려금 지급을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데다가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타 계열사의 경우 400만원의 특별격려금을 지급했기 때문에 동일한 금액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지난해 하반기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7만5000원을 인상했고 성과급(기본급의 200%+770만원)을 이미 지급해 특별격려금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올해 임단협도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노조는 지난 5월 말 ▲기본급 16만5200원 인상 ▲성과급은 지난해 영업이익의 15% 지급 등을 골자로 한 2022년도 임단협 요구안을 사측에 제시했다. 

    노조는 지난주까지 총 9차례 교섭을 가지려고 했지만 사측이 불참하면서 무산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조가 일방적으로 정한 교섭 일정에 맞출 수는 없다”면서 “대화에 나서면 특별격려금 사안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파업 수순을 밟으면서 노사 갈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21~23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94.18%의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지난달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노조는 파업권도 확보했다. 

    노조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파업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효율적인 투쟁을 위해 파업 시점이나 방식을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하반기부터 철강 업황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대제철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 매출액 7조3810억원, 영업이익 822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31.3%, 50.8%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체철의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은 5502억원, 5720억원으로 예측됐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33.4%, 25.9% 감소한 수치다. 

    올 상반기까지는 전세계적인 철강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 중국 정부의 철강 감산 정책 등에 힘입어 호실적을 올렸지만 하반기에는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전방산업 수요 감소, 가격 하락 등이 악재로 꼽힌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하반기 실적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중국의 경기부양 효과도 아직까지 기대 이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