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 최초 시도, 세부사항은 추후 노사합의로 결정 신촌 2개 병동·강남 1개 병동서 시작‘일-생활 균형 찾기’ 취지로 선제적 시행
  • ▲ 세브란스병원 전경.
    ▲ 세브란스병원 전경.
    세브란스병원이 올해 안으로 주 4일제 근무를 시작할 전망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사회적 문제로 번진 병원 노동자의 근로환경 개선의 출발점으로 인식돼 관심이 집중된다. 

    9일 연세의료원과 세브란스병원 노동조합에 따르면 전날 2022년 임금협약 조인식을 열고 주 4일제 적용안을 확정했다. 

    조인식에 앞서 나흘간 진행된 찬반투표에서 투표대상 조합원 수 5,068명(휴직자 제외) 중 투표율 89.52%(4,537명), 찬성률 80.89%(3,670명)로 잠정합의안이 통과됐다.

    주 4일제 적용은 신촌 세브란스병원 2개 병동, 강남 세브란스병원 1개 병동에서 시작한다. 시범사업은 시작일로부터 1년간 계속된다. 한 병동에서 동시에 5명 내외가 참여하며, 병동당 1.5명의 추가 인력도 투입될 전망이다. 

    시범사업임을 고려한 임금 조정안(총액 대비 10% 내외) 등이 주요 쟁점이었으며 기타 세부사항은 추후 노사 간 협의를 통해 확정키로 했다. 노사가 큰 틀에 합의함에 따라 빠르면 연내에 대한민국 최초 주 4일제 시범사업 시행병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미경 위원장은 “의료계 주 4일제의 시작은 연세의료원이지만 완성은 정부, 의료계, 병원노동자들의 몫이라 생각한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덕분에 캠페인은 과거의 영광일 뿐 병원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아쉬울 때만 찾아 쓰고 버리는 소모품 같다는 자조 섞인 소리도 들린다”며 “장시간노동에 허덕이고 있는 병원노동자 처우 개선을 끝까지 살펴달라”고 밝혔다.

    연세의료원 노사는 시범사업 대상, 범위, 기간, 시행시기 등을 두고 첨예한 논쟁 끝에 병원노동자의 ‘일-생활 균형’, ‘건강하게 일하기 위한 토대’가 필요하다는 취지에 노사가 공감하면서 전격 합의에 이르렀다. 

    윤동섭 의료원장은 “지난 2년 반 넘게 헌신한 교직원에게 조금이나마 보상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또한 병원계 최초 노동조합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노사가 함께 잘 결단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노사교섭위원을 격려했다.

    일선 병원계도 세브란스병원의 주 4일제 적용을 두고 촉각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의 유행과 정체가 반복될 것으로 예상돼 근로환경 개선에 대한 의지가 커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편, 연세의료원 노사는 2022년 임금협약에서 본봉(기본급) 4% 인상, 격려금 50만 원 지급, 외주협력업체 진료비 감면 처우 개선을 위해 복지증진기금 2억 원 조성, 25년 근속 힐링캠프 미운영에 따른 대상자 상품권 지급, 노사공익기금 1억 원 적립 등을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