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3%…100만원중 53만원 탈세 세무조사 대상만으로 통계…"일반화 무리" 국감 매년 지적…"성실납세 환경조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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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 사업자의 탈루소득을 뜻하는 소득적출률이 높아지는 것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일반화시켜 고소득 사업자가 탈세를 조장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팽배하게 맞서고 있다.최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표한 '2022년 국정감사 이슈 분석' 자료에 따르면 고소득 전문직과 고소득 사업자의 소득적출률은 2010년 39.1%였다가 2016년 43%로 늘어나더니, 2017년 51.6%, 2018년 53.4%로 증가했다.고소득 사업자 소득적출률이란 이들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한 결과, 실제소득 중 신고하지 않고 누락된 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소득적출률이 53%라는 것은 100만원 중에서 53만원을 탈루했다는 뜻이다.고소득 사업자는 소득이 높은 개인사업자를 의미하며 의사,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변리사 등 전문직과 도소매업자, 현금수입업자, 유튜버, 부동산 임대업자 등이 해당한다. 국세청은 이들을 대상으로 매년 기획 세무조사를 하고 있다.2010년 고소득 사업자 451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이 신고하지 않은 소득인 이른바 '적출소득'은 4018억원으로 소득적출률은 39.1%였다. 2013년에는 721명을 조사한 결과, 적출소득은 9786억원으로 소득적출률은 47%였다. 2017년에는 908명을 조사해 1조1523억원의 적출소득(적출률 51.6%)을 찾아냈으며 2018년에는 881명을 조사해 1조2703억원의 적출소득(적출률 53.4%)을 찾아냈다.고소득 사업자에 대한 소득적출률이 줄어들지 않고 계속해서 40~50%대를 유지하면서 국정감사에서는 수년간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지난 2020년 열린 국감에선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10년 동안 고소득 사업자의 탈루소득이 10조원에 이른다며 "세원이 투명한 직장인의 유리지갑과 대비되는 고소득사업자의 탈세는 사회적 통합을 저해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입법조사처도 보고서를 통해 고소득 사업자의 탈세를 막기 위해 현금영수증 발급의무 기관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현금영수증 발급 기준을 현행 10만원보다 낮추는 방안, 현금영수증 발급의무 위반 시 현재 발급의무가액의 20%인 가산세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하지만 일각에서는 고소득 사업자에 대한 소득적출률 통계를 가지고 모든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루소득이 타 직업군 대비 높다고 단정짓기에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탈세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선정해 세무조사를 한 결과가 소득적출률인 만큼, 일반 사람들에 비해 탈루소득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이것을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한 세무대리인은 "소득적출률이 높다는 것은 국세청이 세무조사 대상 선정을 잘했고, 추가적으로 세수를 많이 확보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탈세제보 신고 포상금이 상향돼서 탈세제보 유인이 늘어났거나, 국세청의 세원분석이 정교해졌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국세청 관계자도 "소득적출률 자체로 고소득 사업자가 탈루를 많이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국세청이 조사를 잘해서 소득적출률이 높아졌다는 시각도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전문가들은 고소득 사업자에 대한 소득적출률 통계만 가지고 탈루율이 높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데 동의하면서도, 고소득 사업자의 납세의식 제고는 꼭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홍기용 한국납세자연합회장(인천대 교수)은 "소득적출률은 샘플 자체가 탈세자 중심이었기 때문에 50% 이상 나오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수치가 이 정도 나온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납세자가 왜 불성실신고를 하고 정부가 이를 왜 막지 못했는지에 대한 원인분석을 통해 이를 발표해야 하고 이런일이 매년 반복된다는 것은 제도가 뒷받침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오문성 한양여대 교수는 "소득적출률을 갖고 모든 고소득 사업자가 탈루를 많이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납세의식 선진화와 현금영수증 거래 활성화 등으로 납세자가 성실하게 신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