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부터 전 금융업권 금리인하요구 수용률 공시비씨카드, 업계 최저 수준 대출금리 제공으로 수용률 최저업계 절반 14억 감면했음에도 수용률 40% 그친 삼성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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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말부터 금융사들이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을 공시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카드사의 경우 금리인하요구 인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에도 수용률이 낮게 나오는 등 수치만으로 금리인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대출을 진행하는 전 금융업권은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을 공시해야 한다. 은행연합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등 각 금융협회는 금리인하 수용률을 반기 종료 후 2개월 이내에 공시한다. 공시되는 내용은 ▲금리인하 요청 건수 ▲수용 건수 ▲이자 감면액 ▲수용률 등이다.

    여신금융협회가 첫 공시한 8곳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현대·우리·하나·비씨카드)의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은 ▲신한카드(74.03%) ▲우리카드(62.35%) ▲현대카드(45.81%) ▲삼성카드(40.35%) ▲롯데카드(40.15%) ▲KB국민카드(39.65%) ▲하나카드(28.05%) ▲비씨카드(11.9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수치만으로 보면 신한카드와 우리카드가 소비자들의 금리인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혜택을 줬다는 의미다. 반면 하나카드와 비씨카드는 고객들의 금리인하 요구를 외면했다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비씨카드에서는 이미 업계 최저 수준의 대출금리를 적용해 수용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비씨카드의 경우 올해 2분기부터 대출 사업을 본격해서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대출 서비스 후발 주자로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출자들에게 최저 수준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어서 추가 금리 인하 요구 수용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 역시 수용률은 40%에 그치고 있지만 상반기에만 금리인하요구권 수용을 통해 업계 최대 수준인 약 14억2761억원의 이자를 감면했다. 이는 카드업계 내 가장 높은 금액으로 업계 전체 이자감면액(30억5456만원)의 46.7%에 달한다.

    이어 우리카드가 4억7915만원을 감면했으니 삼성카드는 3배 가까운 이자를 감면했음에도 수용률이 낮다는 이유로 고객들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

    수용률이 낮았음에도 감면액이 많았던 이유는 삼성카드의 금리인하요구 신청 건수가 카드사 전체 20만8246건의 절반을 웃도는 13만9878건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고객에게 금리인하요구권의 취지를 적극 홍보하고 신청절차를 간소화한 결과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카드업계에선 단순히 수용률만으로 금리인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금리인하 수용률을 집계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수치를 측정하기 어렵다.

    한 명의 차주가 금리인하 요구를 여러 카드사에 중복으로 신청할 수 있는데다 비대면으로 손쉽게 신청할 수 있어 상환능력, 신용점수 등에 변화가 없는데도 무조건 신청해 보는 경우도 생길 수 있어서다.

    차주의 금리인하 폭을 알 수 없는 것도 실효성을 해치는 요인이다. 신용점수 상승 수준이 차주마다 다르며 인상 폭 또한 금융사별로 상이하기 때문에 수치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열심히 홍보할수록 신청자가 많아 수용률이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카드론·리볼빙 등을 이용하는 차주의 경우 신용점수 변동이 잦고 내부규정도 다르기 때문에 금리인하 폭을 공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