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0.6%·2분기 0.7% 성장… 하반기 제자리걸음만 해도 2.5%↑고물가·고환율 등 불확실성 여전… 소비 5개월째 감소·수출 증가율 3개월째 한자릿수
  • ▲ 국내총생산 부문별 분기별 추이.ⓒ한국은행
    ▲ 국내총생산 부문별 분기별 추이.ⓒ한국은행
    윤석열 정부는 지난 6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6%로 제시했다. 하반기 역성장만 없다면 2%대 중반의 경제성장률을 지켜낼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대외불확실성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가 여전해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한국은행이 집계한 올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은 0.7%다. 2020년 3분기(2.3%)를 시작으로 8개 분기째 성장세를 유지했다.

    2분기에는 수출 감소에도 소비가 성장세를 견인했다. 수출은 화학제품·1차 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3.1% 감소했다. 반면 민간소비가 의류 등 준내구재와 오락문화·음식숙박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2.9% 증가했다.

    올 1분기 실질 GDP가 전기 대비 0.6% 성장한 만큼 하반기 마이너스(-) 성장만 하지 않는다면 올해 연간 성장률은 2%대 중반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3·4분기에 전기 대비 성장률이 제자리걸음을 해도 연간 GDP는 1964조원쯤으로, 지난해(1915조7000억원)와 비교했을 때 2.52% 성장하게 된다. 산술적으로 하반기에 역성장만 하지 않는다면 2%대 중반 성장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윤석열 정부는 앞선 6월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올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2.6%로 제시한 바 있다.
  • ▲ 수출.ⓒ연합뉴스
    ▲ 수출.ⓒ연합뉴스
    그러나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경기침체 우려 속에 고물가, 고환율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2분기 성장을 소비가 이끈 가운데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소비자가 지갑을 닫게 만드는 저해 요인이다. 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2분기 들어 1분기보다 1.1% 감소했다.

    지난달 31일 통계청이 내놓은 7월 산업활동동향을 봐도 소비 위축이 드러난다. 7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17.9(2015년=100)로 전달보다 0.3% 줄었다. 소매판매는 올 3월(-0.7%)을 시작으로 5개월째 감소세다. 이는 소매판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처음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한 지난달 30일 방송에 출연해 "7월 소비자물가가 6.3% 올랐는데 8월은 6%를 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3분기에 물가가 정점을 찍고 내림세로 돌아설 거로 전망한다. 하지만 10월에 전기료에 이어 도시가스료도 오를 것으로 보이는 등 물가 불안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정점을 통과한다고 안정적 추세가 되리라 생각한다면 곤란하다"며 "내년 초까진 5%대 높은 상승률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환율도 악재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4.4원 오른 1342.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고강도 긴축 예고에 장중 한때 1352.3원까지 치솟았었다.

    원화 약세는 최근 우리 무역수지 악화의 주범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이 566억7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6.6% 늘었지만, 수입이 661억5000만 달러로 28.2% 증가하면서 무역수지가 94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1956년 이래 66년 만에 최대 규모다. 국제 에너지 공급망 차질로 에너지 수입액(85억2000만 달러)이 1년 전보다 91.8% 급증한 게 주요 적자 요인으로, 고환율은 이를 부채질했다.

    수출도 불안하다. 지금까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수출이 우리 경제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8월 수출액은 지난해(533억 달러)보다 30억 달러 이상 증가하며 8월 실적만 떼어놓고 봤을 때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로써 수출은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수출 증가율은 6.6%로 한자릿수 증가에 그쳤다. 지난 6월(5.4%)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한자릿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한 데 이어 7월(9.4%)과 8월까지 3개월 연속이다. 수출 증가세가 둔화 국면으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