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모태 조선부문, 그룹 내 위상 되찾아4년치 일감 확보…선별 수주로 수익성 제고3분기 흑자전환 시작 ‘실적 정상화’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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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그룹 모태인 조선사업이 본격적인 반등에 나서면서 그룹의 3대 중심축 위상을 되찾아가고 있다. 조선업을 대신해 그룹을 이끌어온 정유화학과 건설기계 부문도 안정궤도에 오른 만큼 부활한 조선업을 포함한 3대 핵심사업의 조화로운 성장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3분기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실적 정상화를 이어갈 전망이다. 3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약 900억원으로 예상되며 4분기 1415억원, 내년 1분기 2200억원 등 이익폭을 키워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사업이 10년 만에 도래한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아 길고 긴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 재기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올 들어 카타르발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의 대량 발주가 본격화한 가운데 에너지 위기와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현대중공업의 일감도 쌓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 들어 현재까지 조선해양부문에서 총 176척, 203억5000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목표치인 174억4000만 달러의 116.6%를 초과 달성했다. 수주 선종도 컨테이너선 88척, 탱커선 2척, PC선 22척, 벌크선 4척, LNG선 41척, LPG(액화석유가스)선 7척, PCTC(완성차운반)선 4척, RORO(화물적재차량운반)선 2척, 특수선 6척 등으로 다양하다.

    한국조선해양은 독보적인 수주 성과로 현재 3년 이상의 건조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7월 계약한 LNG 추진 컨테이너선 8척의 경우 2016년 11월 선주 측에 인도 예정으로, 4년치 도크(건조 공간) 스케줄이 마감 단계에 이른 상황이다.

    조선사업의 화려한 부활과 함께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인 HD현대 아래 한국조선해양(조선), 현대오일뱅크(정유화학), 현대제뉴인(건설기계) 등 3대 핵심사업 체제도 안정화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1년 현대중공업그룹의 부문별 매출 비중은 정유화학 47%, 조선 36%, 건설장비 12%, 기타 5% 등이다. 2016년 그룹에서 조선의 매출 비중은 56% 수준으로 영향력이 컸지만 5년 새 20%p 축소됐고, 그 자리를 정유화학 부문이 메워 성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유부문이 당분간 우호적인 수급여건 하에 양호한 영업실적을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유가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웃도는 가운데 석유제품 수요가 회복 중이며, 산업 내 공급 차질로 수급여건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건설기계 사업의 경우에도 최근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건설기계 수요가 증가하며 수혜가 예상된다. 지역별 경기 부양 및 인프라 투자 기조와 함께 노후장비 교체 수요가 기대돼 틈새시장 공략을 통한 수익성 방어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조선부문은 특히 수주선가 상승으로 가파른 수익성 개선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충분한 일감 확보와 쏟아지는 발주 물량을 기반으로 가격협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에 따른 LNG·컨테이너선 등 선가 상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선별 수주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그룹 내 매출 비중도 확대가 점쳐진다. 한국조선해양의 2012~2014년 50조원대 달했던 연매출액은 이후 급감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4조~15조원대에 그친 바 있다. 올해는 연간 매출이 18조원 돌파에 이어 2023년 22조원, 2024년 25조원 등 외형 확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중공업은 사업 규모가 가장 컸던 조선부문 외형이 축소한 사이 정유화학 부문의 그룹 내 영향력이 확대됐다”며 “그룹은 조선, 정유화학, 건설장비 등 모든 사업 부문에서 적극적인 사업확장 전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