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세계경제 둔화"…내년 성장률 2.2%로 낮춰"국내 유턴기업 늘려야"…제조업 일자리 8.6만개 창출"稅감면·규제개선 필요"…새정부 외투 반등 고무적
  • ▲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연합뉴스
    ▲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연합뉴스
    미국발 통화긴축 가속으로 글로벌 경기침체(recession)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리쇼어링'(해외이전 기업의 국내 복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법인세 인하 등 과감한 유인책으로 2020년 한해에만 1480개 이상의 기업이 회귀했고 자국내 제조업 일자리 증대로 이어졌다.

    반면 우리나라는 '유턴기업지원법'이 본격 시행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0곳 남짓의 기업이 국내로 유턴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6일(현지시각) 발표한 중간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유지했다. 하지만 내년 성장률은 기존(2.8%)보다 0.6%포인트(p) 낮춰잡았다. 

    OECD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식량가격 상승으로 세계경제 성장이 정체됐으며 내년에도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상승)에 따른 주요국 통화긴축으로 경기회복이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 미 투자연구기관 네드데이비스리서치(NDR)를 인용해 "글로벌 경기침체 확률 모델 수치가 98%까지 올랐다"며 "이는 (글로벌금융위기 때인) 2008~2009년과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한) 2020년 등 급격한 경기침체때뿐"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긴 기업의 국내 유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리쇼어링을 통한 고용증진이 내수를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올 2월 내놓은 리쇼어링 효과 분석 결과에서 해외 철수 계획이 있는 국내 제조기업이 복귀하면 8만6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1만2000개 △도소매 1만2000개 △육상운송 4971개 △전기·전자 4730개 △제조 임가공 4527개 등이다. 또한 해외진출 국내 제조기업의 매출액중 4.6%가 국내에서 발생할 경우 국내생산액은 36조2000억원 증가할 것이라 추정했다.
  • ▲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 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연합뉴스
    ▲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 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연합뉴스
    26일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 사태이후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가 6만7000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이후 2020년 4월까지 미국 제조업체에서 136만명의 노동자가 해고됐으나 지난달까지 143만명이 제조업체에 취업했다는 것이다. NYT는 글로벌공급망 차질이후 미국의 제조업체들이 국내 생산 복귀로 눈을 돌린 것을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글로벌공급망의 혼란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정책, 미 정부의 세금 감면·이전비 지원 등 적극적인 유인책이 제조업기업의 미국내 유턴과 제조업 일자리 증가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미국기업의 복귀를 지원하는 리쇼어링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2019년 리쇼어링 기업수는 1100개, 2020년엔 1484개에 이른다.

    반면 우리나라는 유턴기업지원법 제정이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08개사가 국내로 유턴했다. 매년 13.5개에 불과하다. 특히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집계를 보면 반(反)기업 성향의 문재인 정부 5년간 국내로 돌아온 대기업은 현대모비스가 유일하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코로나19 확산, 우크라사태 등 대외여건이 안좋기도 했지만 (그동안) 우리나라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법인세 인상 등 세금 이슈, 경영진이 형사법에 쉽게 노출되는 문제, 각종 기업규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리쇼어링 확대는 어렵다"고 했다.

    다행히 친(親)기업 성향의 윤석열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내 투자여건은 다소 달라지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신고액 기준 110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하면 15.6% 감소했다. 다만 월별로 보면 1월 1580만달러, 2월 2470만달러, 3월 1400만달러, 4월 710만달러로 우크라이나사태이후 감소세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5월부터 반등했다. 5월 1520억 달러로 전달보다 2.14배 증가한데 이어 6월에도 3410억 달러로 2.24배 늘었다.

    FDI 증가 배경에는 새 정부의 친기업·친시장 행보가 있다는 분석이다. 직전 문재인정부가 기업옥죄기 정책을 고수했다면 새 정부는 법인세 인하, 연구·개발(R&D) 지원 효율화 등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조성해 이를 성장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