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말 기준 4167.7억달러2008년 이후 가장 큰 감소세한은 "보유상황 건실… 대외순자산도 완충요인"
  •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 센터에서 은행원이 달러를 점검하고 있다.ⓒ뉴데일리DB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 센터에서 은행원이 달러를 점검하고 있다.ⓒ뉴데일리DB
    유례없는 킹달러(달러강세) 현상에 우리나 외환보유액이 한달새 196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고는 환율 급등과 함께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 연말까지 4000억달러 지지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167억7000만달러로 전월말 대비 196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 감소세는 8월 21억8000만달러에서 크게 가팔라졌다. 9월 기준 감소액은 2008년 10월 274억달러 감소 이후 역대 2번째로 컸다.

    종류별로 보면 유가증권이 3794억1000만달러로 155억3000만달러 줄었고, 예치금이 37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SDR은 3억1000만달러, IMF포지션은 1억달러 줄었다.

    외환보유고 감소는 외환당국의 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달러 환산액 감소,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감소 등이 원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대만 5455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 4566억달러에 이어 세계 8위 수준이다. 한달새 100억달러 감소한 홍콩은 8위에서 9위로 내려섰다.

    역대급 외환보유고 감소에도 한은은 외환위기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오금화 한은 국제국장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세지만, 현재 우리 외환보유액은 당시보다 2배 가량 많다"며 "GDP 37%를 차지하는 대외순자산도 완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용평가사 피치도 동일신용등급 국가 대비 한국의 외환보유상황을 건실하다고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뚜렷해지는 외환감소세는 경계해야 할 지점이다. 특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가증권 평가금액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 한은은 보유 유가증권 평가액을 장부매입가를 기준으로 하는데 보유 유가증권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채권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금리 인상이 이어지면 채권가격은 더 떨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오 국장은 "일정 경제규모 이상의 국가의 외환보유액은 장부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글로벌 기준"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한국의 경제상황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