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75억 달러 개인 3억 달러 늘어환율 1500원 전망에 예치금 쟁여두기아직 처분 요인 미미… 이달 동향 지켜봐야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 센터에서 은행원이 달러를 점검하고 있다ⓒ뉴데일리DB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 센터에서 은행원이 달러를 점검하고 있다ⓒ뉴데일리DB
    강달러 현상이 극에 달했던 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이 81억5000달러 증가했다. 이날 환율 기준으로 11조원에 달한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10월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976억5000만달러로 2개월 연속 증가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한 외국기업 등이 국내에 보유 중인 외화예금이다.

    미 달러화 예금은 75억5000만 달러 늘어난 848억 달러로 집계됐다. 기업 예금은 75억4000만 달러 늘었고 개인은 2억9000만 달러 증가했다. 전체 달러 예금에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5.3%로 2016년 7월(85.5%) 이후 가장 높았다.

    달러예금 증가는 강달러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환전을 미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이 1440원을 넘어 연고점을 경신했음에도 미 연방준비제도의 초강력 긴축 예고에 추가상승을 점쳤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들은 수출입 결제대금을 환전하지 않고 해외직접투자자금으로 예치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이 1500원대까지 오른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에너지, 자동차, 반도체 등 달러를 대량 보유한 수출기업들이 결제대금을 예치해 두면서 달러화 예금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환율 상승기에 추가 상승 기대에 결제 시점을 늦추는 래깅 경향이 생기고 수입 기업들은 달러를 미리 사놓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엔화 예금은 4억300만 달러 늘어난 57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유로화 예금은 3000만 달러 줄어든 41억1000만 달러, 위안화는 3000만 달러 증가해 12억3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영국 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등 기타통화 예금은 18억 달러로 1억8000만 달러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달 들어 환율이 100원 가량 하락했지만 수출 대금을 예치한 기업 입장에서는 다시 수입을 해야 한다면 처분할 요인이 없어 보인다"며 "이번달 달러 예금 동향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