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저리 사내대출 등 715건 복리후생 과제도 추진추경호 내년 경기둔화에 "재정 기조에 변화줄 생각 없어"무디스·피치·S&P "韓, 외환위기 때와 달라… 건전성 양호"
  • ▲ 공공기관 혁신.ⓒ연합뉴스
    ▲ 공공기관 혁신.ⓒ연합뉴스
    정부가 이르면 17일 재정건전성 확보의 하나로 비대해진 공공기관의 경상경비를 내년까지 1조원 이상 절감한다는 내용을 발표한다.

    정부는 내년 경기둔화 심화와 관련해 재정·예산정책에 변화는 없을 거라고 선을 그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3대 국제신용평가사도 한국이 과거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에 부닥칠 가능성은 없다고 평가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추 장관은 "공공기관 예산 효율화, 복리후생과 관련해 오는 17일께 (혁신방안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까지 1조1000억원 규모의 공공기관 경상경비를 절감·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까지 7142억원을 절감하고 내년에 4316억원을 삭감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350개 공공기관별로 조직·인력, 예산, 기능, 자산, 복리후생 등 5개 분야에 걸쳐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복리후생은 사내대출 등 15개 항목 총 715건의 과제 개선을 추진한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적용하지 않고 시중보다 과하게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공공기관 사내대출 96건 △고교 학자금 지원 폐지 등 102건 △과도한 경조사비와 선택적 복지 축소 87건 △창립기념일 무급휴일 전환 등 161건이 포함된다.

    기관별 자율매각을 원칙으로 하는 자산 효율화 혁신방안은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 ▲ 기자간담회 하는 추경호 부총리.ⓒ연합뉴스
    ▲ 기자간담회 하는 추경호 부총리.ⓒ연합뉴스
    추 부총리는 10년 만에 찾아온 기준금리 3.00% 시대와 관련해선 "취약계층, 저신용자에 대한 대응책을 추진하고 있고 앞으로도 필요하면 정책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경기하강 우려에 따른 경기부양책 검토와 관련해선 "내년에 얼마나 더 경기가 안 좋아질 것인지 당장 비관적 시나리오로 예단해 재정을 확장적으로 가져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현재의 재정 기조에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앞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 등에서도 각국이 통화긴축과 건전 재정의 정책 일관성을 지켜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상승)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기재부는 부연했다. 재정으로 성장과 취약계층을 지원하되 통화정책과의 일관성을 유지해 시장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견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기재부는 다른 회원국들도 같은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IMF는 세계경제전망(WEO) 정책권고에서 인플레이션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강력하고 일관된 긴축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재정정책은 취약층을 선별지원하되 재정적자를 최소화하고 중기 재정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추 부총리는 국내 고물가 상황에 대해선 "고환율이 수입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라면서 "(다만)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10월쯤엔 (물가가) 정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제유가 폭등과 같은 돌발 변수가 있다면 그때 별도로 보겠다"고 덧붙였다.
  • ▲ G20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각)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더글러스 피터슨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 앤 푸어스(S&P) 회장과 면담하고 있다.ⓒ연합뉴스
    ▲ G20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각)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더글러스 피터슨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 앤 푸어스(S&P) 회장과 면담하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이번 회의 기간에 추 부총리는 무디스, 피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3대 국제신용평가사와 만나 한국의 대외건전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확인했다.

    3대 신평사가 추 부총리와의 면담에서 "최근 한국경제 상황은 (IMF 외환위기 때인) 1997년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한국의) 대외건전성에 대해 양호한 시각은 변화 없다"고 언급했다고 기재부는 밝혔다. 3대 신평사는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나 한국은 강한 회복력 때문에 다른 국가보다 그 여파가 상대적으로 적고, 견조한 펀더멘탈(기초여건)이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도 13일 추 부총리와 만나 "(한국의) 견조한 펀더멘탈 등을 고려할 때 한국에 과거와 같은 위기가 닥칠 가능성은 없다"며 "특히 낮은 정부 부채로 강력한 기초체력을 보유하고 있고 긴축 재정기조로 재정의 지속가능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한국의 보유외환과 경상수지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