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발행 26조, 192% 폭증전월 우리 3500억 5.2%, 17일 신한 3100억 5.7%5000억 준비중인 KB 금리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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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인상과 채권약세로 은행들의 자금조달이 점점 어려워 지고 있다. 앞다퉈 쏟아내는 채권발행에 은행채 금리는 5%, 신종자본증권은 6%를 목전에 뒀다.

    18일 금융투자협외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 발행액은 25조9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달 13조5000억원 대비 192% 폭증했다. 은행들이 하루 1조원 이상씩 자본시장에서 돈을 빌린다는 얘기다.

    가파른 은행채 증가세는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 때문이다. 금리가 급등하고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자금을 구하지 못한 기업들이 은행문을 두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부담을 무릅쓰고 회사채를 발행하려 해도 수요모집에 실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기업들이 돈 빌릴 곳이 은행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은행들도 돈줄이 마른 상황이다. 금리상승기 속 저원가 수신액이 빠르게 줄어들고 정기 예·적금 등으로 몰리는 현상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수신은 한달새 36조4000억원 증가했는데 이중 정기예금이 32조5000억원을 차지했다.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식예금은 3조3000억원 줄었다.

    자금확보에 불붙은 은행들의 채권발행 경쟁으로 금리급등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날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연 4.97%로 12년만에 5%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8월26일 4%를 돌파한 이후 불과 한달 반만에 1%p 가량 오른 셈이다. 최근 국고채 시장이 안정세를 찾는 상황에서도 은행들의 파상공세식 채권발행이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은행들이 채권발행에 목매는데는 또다른 자금조달방식인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어려워진 것도 한몫한다. 채권시장이 불안해지자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고위험상품인 증권에 대한 선호가 줄었기 때문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채무가 아닌 자본으로 평가돼 부실금융회사로 지정되면 이자 지급이 중단될 수도 있다. 청산시 후순위채보다 상환순위도 밀린다.

    전날 3100억원 규모로 발행성공한 신한은행의 신종자본증권도 이사회에서 결의된 최대 발행가능금액인 4000억원에 못미친다. 최종발행금리도 5.7%로 은행채보다 한참 비싸다. 우리은행이 전달 발행한 3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금리가 5.2%였던 것을 감안하면 더이상 자금확보창구로서의 매력은 사라졌다는 평가다.

    신종자본증권으로 5000억원 추가 조달 계획을 세운 KB국민은행도 고심이 깊다. 극심한 금융변동성에 시장 예측은 점점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발행금리도 높고 수요예측도 쉽지 않아 시간적 여유를 두고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