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특허청에 새 상표 출원사명 변경 이어 제조업 이미지 탈피 위한 포석 새 로고로 기업 이미지 재형성
  • ▲ HD현대가 상표 출원 등록한 CI(위·가운데)와 현재 CI(아래). ⓒ특허정보넷 키프리스
    ▲ HD현대가 상표 출원 등록한 CI(위·가운데)와 현재 CI(아래). ⓒ특허정보넷 키프리스
    HD현대가 기업 얼굴인 CI(로고) 교체를 추진하며 첨단기술기업으로의 탈바꿈을 가속화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오너 3세 정기선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기존 중공업 이미지를 벗어나 새로운 정체성을 반영한 신규 브랜드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5일 특허 정보 사이트 키프리스에 따르면 HD현대는 지난 9월13일 새 디자인을 적용한 신규 상표 4건을 특허청에 출원했다. 새로 등록된 CI는 오른쪽 방향의 꺽쇠모양으로 기하학적 형상을 단순한 형태로 구현했다. 색상은 입체감이 드러난 초록색 버전과 검정색 단색 버전 두 가지다. 

    HD현대는 올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현대중공업지주에서 HD현대로 사명을 변경했다. HD현대는 사명 변경 이후 현재까지 피라미드를 형상화한 현대중공업그룹의 CI를 함께 사용해오고 있다.

    HD현대가 지주사에만 새 디자인을 적용할지 계열사로 적용을 넓힐지 여부도 주목된다. 현재 HD현대 계열사 중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한국조선해양, 현대제뉴인, 현대일렉트릭 등은 모두 같은 그룹사 CI를 공유하고 있다. 이에 향후 HD현대의 CI 교체가 본격화되면 계열사를 포함해 대대적인 CI 변경 작업이 이뤄질 가능성도 나온다.

    광고마케팅업계에서는 조만간 새 CI 변경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로고 변경 전 상표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보통 한두 달 전에 특허청에 새 상표를 등록하게 돼 있다”며 “최근 토스나 메리츠의 경우도 로고 교체 전 등록한 상표를 새 로고로 최종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CI 교체 추진은 정기선 사장이 중후장대 중심의 이미지를 탈피해 수소와 로봇,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로 무장한 첨단기술기업으로의 변신을 강력히 추구하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대응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올 초 HD현대는 사명 변경 이유에 대해 “새 사명은 회사의 미래 지향점을 담고 있다”며 “사명 변경을 계기로 투자형 지주회사로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I 교체는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는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과 맞닿아 있다. HD현대처럼 기존 사업 영역의 틀을 깨고자 하는 기업들은 CI 등에 변화를 주며 기업 이미지를 재형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이유다.

    HD현대 관계자는 “CI 변경에 대해서 검토 중인 것은 맞으나,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